'놀라운 노익장' 호주 80세 축구 선수 65년 만에 은퇴

동료들 박수 받으며 은퇴경기…축구 전설로 남아
조깅·사이클·개 산책 등하며 건강 관리

(사진=연합뉴스)
"축구 경기에 나가면 나이를 잊고 경기장에 있게 돼요. 그게 내가 원하는 거예요"

5일 BBC 방송 등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울런공시의 픽트리 풋볼 클럽 소속의 아마추어 축구선수 피터 웹스터(80)가 지난 2일(현지시간) 마지막 경기를 갖고 65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이날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러셀 베일과 은퇴 경기를 치른 웹스터는 경기 전 "상대 팀 선수들이 나를 만만하게 보지 않게끔 한마디 할 것이다"는 다짐을 밝히며 득점에 도움이 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영국 웨일즈 프레스턴에서 태어나 15살 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그는 현지 언론에 "수년 전부터 은퇴를 생각했다"며 "경기를 뛸수록 내가 (큰 역할도 없이) 유니폼만 입고 있는건 아닌가 싶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철강 노동자 출신인 그는 20∼30대에 웨일스의 여러 축구 리그에서 뛰었다.


그러다 1981년 호주에 이민한 뒤에도 축구 리그 활동을 이어나갔고 지역 사람들은 전설적인 활동 이력을 보유한 그의 이름을 따 '피터 웹스터 컵' 대회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젊었을 때 축구 경기를 하다 일요일에 멍이 생기면 월요일쯤 없어졌는데, 이젠 다음 주 토요일까지 이어진다"며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가벼운 축구 경기에는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보이기도 했다.

웹스터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을 거절했다. 고령이라는 이유로 사정을 봐주려는 같은 팀원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를 하다 상대 선수와 부딪혔는데, 선수들끼리 '(웹스터는) 76세인데 조심하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며 "그럴 때 나는 '세상에! 또다시 쳐봐라. 나이를 잊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웹스터는 건강한 장수의 비결로 꾸준한 운동을 꼽았다. 그는 조깅과 사이클 외에도 개를 산책시키면서 꾸준히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들 닐 웹스터는 "아버지는 지역 축구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신사적인 선수였다고 기억되길 바란다"며 "비가 오나 우박이 떨어지나 축구를 했던 아버지는 우리 가족에게 전념이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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