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빌딩 샛길까지 '꽁꽁'…경찰, 서울 도심 '완전봉쇄'

일부 시민 불편 호소…대중교통 무정차·도보 통행도 막혀
경찰, 서울 광화문 도심 삼엄한 경비…'길목' 90곳 검문
보수단체, 조국-추미애 장관 집앞 '드라이브스루' 집회
일부는 광화문서 1인시위 예고…충돌 우려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일대 도로 통행을 경찰들이 통제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3일 오전 10시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경찰의 도로 통제가 삼엄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광화문 방면으로 향하는 차량은 물론 주요 도로와 인도, 평소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빌딩 사이 샛길까지 경찰과 경찰버스로 꽁꽁 묶여 있었다.

광화문역 7번 출구 포시즌 호텔 주변 골목길과 광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은 경찰 버스가 빽빽하게 막고 있었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은 광화문 일대를 무정차해 아예 이용이 불가능했다. 이날 광화문에서 서울시청까지 이르는 세종대로와 인도는 경찰과 차량들이 방벽을 이루고 통행을 막았고, 케이블로 고정된 펜스가 광화문 주변 인도 곳곳에 설치됐다. 오전 9시쯤부터 지하철은 5호선 광화문역,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을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광화문을 찾았다는 이모(75)씨는 "아침 일찍 나왔을 때는 괜찮았는데 일을 다 보고 수유리 집에 돌아가려니 이렇게 다 막아놨다"며 "서대문역이 너무 멀어 근처에서 택시를 잡을 계획이지만, 버스가 길을 다 막고 있어 어디까지 가야할 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휴일을 맞아 외출한 대학생 커플도 불편은 마찬가지였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모(22)씨는 "인근에서 등산을 하고 식사를 하러 내려왔는데 여기저기를 다 막고 있어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로는 광화문, 아래로는 시청역 인근까지 진입을 모두 막고 있다"며 "반대방면(종로)으로 넘어가려면 서대문역까지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거나 택시를 잡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남대문 일대 도로에서 경찰들이 차량 내부를 검문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사대문 외곽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향하는 도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서울 숭례문 앞 도로에서는 10여명의 경찰들이 통행하는 차량을 세워 "어디로 가느냐" "트렁크를 좀 열어달라" 등 질문을 하며 검문을 진행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서울 시내 차량 검문소 90곳을 이날 오전 7시부터 운영하며 도심으로 진입하는 미허가 집회 차량을 통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과하는 모든 차량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경찰의 검문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다"며 "수상한 낌새를 보이거나 집회 물품 등이 보이면 즉시 차량을 세우고 트렁크를 여는 등 방식으로 검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1인 시위를 예고했다.

최인식 8·15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경찰이 너무 과도하게 통제를 하고 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7번출구 앞을 경찰들이 막아서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이날 다른 보수단체들은 10대 미만 차량이 참석하는 소규모 차량집회를 이어간다. 애국순찰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택인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를 지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택(광진구 현대프라임아파트)까지 약 21㎞ 구간을 '드라이브스루' 형태로 차량 시위한다. 또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에서 공영차고지까지 약 15㎞ 구간의 차량 집회를 계획했다.

앞서 경찰은 서울 시 경계와 한강 다리, 도심권 순으로 3중 차단 개념의 검문소를 운영해 도심 내 불법 집회를 철저히 차단할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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