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3)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떠오르는 별 KK 김광현(32)이 추석 명절 당일에 나란히 선발 등판한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10월1일 오전 5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하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눈부신 활약을 펼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시즌의 1선발을 맡게 됐다.
김광현은 같은 날 오전 6시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25일 나란히 선발승을 따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투수 2명이 같은 날 승리투수가 된 것은 2005년 박찬호와 서재응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KBO 리그를 지배했던 두 좌완투수는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에 또 한번의 진기록을 쓰게 됐다. 한국인 투수 2명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같은 날 선발 등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30일 열리는 1차전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25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4일을 쉬고 5일째 등판하는 것은 일반적인 로테이션이다.
하지만 토론토는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 먼저 류현진에게 하루 휴식을 더 주기로 했다. 류현진은 올시즌 5일 쉬고 등판한 경기에서 더 나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3전2선승제로 열린다. 2차전 경기는 보장돼 있다. 토론토는 첫 경기에 불펜 물량전을 펼친 뒤 두 번째 경기에 에이스를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만약 토론토가 1차전에서 패한다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에 에이스를 투입하게 된다. 반대로 1차전을 잡아낸다면 류현진을 앞세워 시리즈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선택은 파격적이다. 에이스 잭 플래허티와 베테랑 애덤 웨인라이트가 아닌 신인 김광현에게 1차전을 맡겼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김광현이 올해 잘 던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광현은 데뷔 시즌에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실트 감독은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 김광현을 개막전 마무리로 기용했을 정도로 그의 KBO 리그 시절 경험을 높게 보고 있다.
김광현이 호투를 펼친다면 2차전을 위해 에이스 잭 플래허티를 아껴둔 결정은 크게 빛을 발할 수 있다. 또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샌디에이고에게 낯선 투수라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