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등본이 무료? 24억 부당이득 챙긴 업체 대표 구속(종합)

인터넷 등기소 열람 프로그램 이용해야 하는 데 자체 앱 사용
700원 수수료도 지불하지 않아
수집한 개인정보 중 86만 건 판매해 4억원의 이득
법원행정처 "보안 강화 마쳤다"

(그래픽=고경민 기자/스마트이미지 제공)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판매한 뒤 24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 등을 받는 IT업체 대표 A(47)씨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9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인터넷 등기소의 프로그램이 아닌 자체 개발한 부동산 등기부 등본 열람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자들이 수수료를 내지 않고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볼 수 있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 인터넷 등기소와 이용자가 등기부 등본을 열람·발급하기 위해 다운받는 공시 모듈 서버 사이의 데이터를 해킹했다. 실제로는 등기부 등본을 열람했지만, '미열람' 상태로 유지하게 한 뒤 결제한 수수료를 취소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다만, 부동산 등기부 등본 내용 자체에 대한 위조·변조는 확인되지 않아 부동산 거래에 영향은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경찰은 등기부 등본 조회 수수료가 건당 700원인 점을 고려할 때 A씨가 불법 열람으로 수년간 2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A씨는 이 중 184만 건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부동산 등기부 등본 86만 건을 B회사에 판매해 4억원의 이익을 취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3월 말 법원행정처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5월 인터넷등기소 사이트에서 부정 열람한 아이디 33개를 차단하고, 공시 모듈과 통신 구간 보안을 강화해 해킹을 시도할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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