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한 일 없다" 靑이 언급한 FP보도 원문 보니

韓경제성장률 OECD 1위 불구 비판받자 작심 반박
OECD 성장률 사례로 한국경제 격찬한 FP보도 소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사진=연합뉴스)
"미국 -3.8%25, 일본 -5.8%25, 독일 -5.4%25 등 우리보다 성장률 전망치가 높은 나라는 없다. '자화자찬 청와대가 머쓱하다'고 비난한 신문도 있었는데 이것이 왜 자화자찬인지 모르겠다. (청와대가) 언제 머쓱했는지도 모르겠다. 머쓱한 일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6일 발표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1.0% 전망치를 놓고 국내 일부 언론이 비판 보도를 하자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지난 17일 반박하며 한 말이다.

일부 언론은 ''8월 전망치 -0.8% 보다 낮아졌는데 OECD 가운데 1등 했다고 자화자찬을 했다'거나 '8월 전망치는 쏙 빼고 6월 전망치 -1.2%보다 개선됐다며 꼼수를 썼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아래와 같은 기사들이다.

'주요국 성장률↑ 한국만 뒷걸음질… '자화자찬' 靑 머쓱'(국민일보)
'성장률 전망 낮아져도...정부는 "OECD 1등" 자화자찬'(한국일보)
'OECD는 韓성장률 낮췄는데, 정부 "올랐다"…그뒤엔 꼼수통계'(중앙일보)
'기적이라던 성장률 한달 만에 하향, 자화자찬 말아야'(헤럴드경제)

하지만 강 대변인은 "올해 OECD의 본전망은 6월과 12월에 나오는데, 이번 9월 전망은 6월에 있었던 본전망을 수정해서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전망치를 운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OECD 공식 문서도 6월 전망과 9월 수정 전망을 양자 비교해 내놓은 한 자료이고 정부도 그 발표를 소개한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미국의 외교안보전문지인 '포린 폴리시'(FP)가 이번 OECD 전망치와 관련해 지난 16일 보도한 내용을 한번 읽어보라며 소개했다.

그렇다면 FP는 이번 사안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CBS노컷뉴스가 FP 보도의 주요 내용을 간추려봤다. 1970년 창간된 FP는 포린 어페어스와 함께 국제 문제 전문지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사진=FP홈페이지 캡처)
[원문]포린 폴리시(FP)
제목 : 코로나, 한국 빼고 모든 경제 무너뜨려 (2020. 9. 16)

한국이 코로나가 초래한 보건 및 경제적 악영향을 완화하는 방법을 보여준 것 같다.

OECD는 202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율이 1%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국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높다. 유럽은 8%, 미국은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OECD 발표는 경제적 성공이 코로나 억제 성공과 함께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고 탈출한 것도 초기 코로나를 효과적으로 관리한 덕분이다.

미국과 비교해보면 같은 날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지만, 100만명당 사망자 발생 숫자로 보면 한국은 7명, 미국은 600명으로 차이가 났다.

한국은 효과적인 대응 덕에 유럽의 경제를 마비시켰던 국가적 폐쇄(lockdown)와 같은 것을 할 필요가 없었고, 이것은 다시 공장이나 식당 폐쇄 같은 경제적 이탈을 막았다.

크리스토프 안드레 OECD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왜냐하면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를 훨씬 잘 억제할 수 있어서 경제활동 혼란이 훨씬 제한적이었기 때문"이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발발이후에도 한국의 일상 움직임이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구글의 교통이동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렇게 다른 나라 보다 타격이 적었지만 한국은 상당히 공격적인 재정대응에 나서, GDP의 0.7%인 122억 달러를 봄부터 투입하기 시작했다.


독일이 GDP의 4%를 쏟아 부은 것에 비하면 적지만 한국은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계속 소비가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됐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은 지난주 65억 달러의 4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그 역시 미국 같은 나라들이 경기 부양을 지속하지 못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지점이다. 미국 의회는 이달 초 새 경기부양안에 합의하지 못했다.

OECD 안드레 이코노미스트는 재정적인 대응은 내수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하나의 열쇠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내수는 비교적 견실한 수준을 유지했고 상반기에는 소비가 감소했지만 재정지원에 힘입어 반등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재정 대응은 다른 나라보다 더 효과가 컸다.

첫째, 보다 많은 상공인들이 문을 열어 정부의 지원금을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국 소비자들이 정부 지원금을 저축하지 않고 소비하도록 이끌었다. 경기부양을 위해 3차례 투입된 금액의 상당부분이 이렇게 소비됐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지원금의 많은 부분을 은행에 맡겨버렸다.

안드레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에 큰 영향을 미쳤고, 실제로 소비가 반등했다. 6월 말까지 소비는 전년 동기대비 증가하는 장관이 연출됐다. 정부지원금은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둘째, 한국의 일부 지방정부도 정부지원금이 경제가 돌고 소비가 진작되도록 창의적인 해결책을 사용했다.

한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경기도의 이재명 지사의 경우 비현금(non-cash)을 지급했다. 주민당 3개월간 쓸 수 있는 85달러를 지급했는데, 비축이 가능한 현금이 아닌 그 지역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의 형태로 지급했다.

경기도 주민 이종향씨는 "지역화폐를 지역 식당에서 외식할 때 사용했다"며 "이 것을 사용하느라 평소보다 더 많이 외식을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허영길 안전문화팀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된 이후 지역 업체의 월 매출이 18% 늘어났고, 소상공인의 56%가 매출이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경기도는 8억 5천만 달러가 투입됐지만 지속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허 팀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비 진작과 소비의 선순환을 위한 것이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대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코로나와 그 여파를 다루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2주 넘게 매일 100~200건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경제성장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1.3% 하향조정했다.

OECD가 국한국의 성장률을 -0.8%에서 -1%로 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언제까지 경비부양을 할 것인지도 문제다. 경기부양이 단기적이 고통을 개선시킬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채 증가를 낳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코로나로 인해 무역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도 심각한 위험 요소다.

OECD 역시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OECD 로렌스 분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도 한국은 세계 경제에 더 많이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런 이유로 한국의 경제 반등의 정도는 다른 나라들의 반등의 크기와 규모에 의해 영향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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