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민생이 도탄에 빠진 와중에도 긴급 지원책이 담긴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방안 등 정책 논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여야 '추미애 공방전'
지난 14일 열린 정치 분야 첫 국회 대정부질문에 추미애 장관이 출석했다. 아들 군 특혜 의혹으로 사실상 '추미애 청문회'가 예견된 상황이었다. 예상대로 야당은 첫 질의부터 추 장관을 지목했고, 여당은 질의 시간 대부분을 추 장관을 옹호하는 데 사용했다.
하지만 창은 예상보다 무뎠다. 야당에서 명확한 의혹을 제기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한 방이 없었다. 기존 의혹만 되풀이했다. 우리가 선방했다"는 '자화자찬'이 나왔다.
여당 의원들도 '검찰개혁'을 방패막이 삼아 추 장관을 엄호했다.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일부 정치검찰, 수구 언론 등이 만든 정치공작 합작품"(정청래 의원), "검찰개혁을 완수하려는 여성 법무부 장관에 저항하려는 세력의 공격"(강훈식 의원) 등 야당의 공세를 '검찰개혁에 대한 반기'로 규정하면서 맞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추 장관은 검찰개혁 핑계를 대며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외면했다"며 "가장 정의롭고 국민에게 인정받아야 할 '검찰개혁'이 타락한 정의와 권력의 방패로 변질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내 '도 넘은 추미애 지키기' 눈총도
대정부질문 셋째 날인 16일에는 여당의 '추미애 지키기'가 위험수위를 넘기도 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결국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도 같은날 서욱 국방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쿠데타 세력이 국회에 들어와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자 군 출신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기도 했다.
◇마지막 날까지 공방 이어지자 김상희 부의장 '제재'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7일, 사흘 만에 추 장관이 다시 국회 본회의장에 나타났다. 앞서 대정부질문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추 장관이 출석하지 않았던 터라 정경두 국방부 장관(15일)과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16일, 인사청문회)가 '추미애 공세' 유탄을 맞아야했다.
마지막 날까지 '추풍(秋風)'은 국회를 휩쓸었다.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추미애 공방'은 이어졌다. 추 장관은 "아들에 대한 과보호는 없었다", "남편도 민원을 넣은 적 없었다"며 공세에 맞섰다.
추 장관에 대한 공방이 끊이질 않자 결국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나섰다. 김 부의장은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단상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우리 국민께서 오늘까지 대정부질의를 어떻게 보셨을까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정부질의를 통해 국민이 듣고 싶었던 정부의 국정 관련 부분을 의원들이 국민을 대표해서 질의해주고, 국무위원들은 성의껏 답변해주면 우리 국민들도 국회와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이 어려운 시기를 견디는 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국회가 '추미애 정국'에 휩싸인 사이 여야는 코로나19 민생대책이 담긴 7.8조원 규모의 4차 추경안을 오는 2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애초 여당이 추석 전 집행을 위해 내걸었던 날짜는 9월 18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