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밝혀온 야당과의 협치,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제로 내건 여당의 양보가 쟁점 암초를 넘을 지렛대다.
지난 10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오찬 간담회에서 4차 추경 협조를 요청한 이낙연 대표는 "어려운 문제도 대화로 풀어가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드리는 것이 국란의 시기에 국민께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협치를 하려면, 힘을 가진 분들이 여건을 만들어주셔야 된다"고 했다.
여야는 일단 오는 22일 본회의에서 4차 추경안을 처리로 일정만 합의해 둔 상태다. 동시에 민주당이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추가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의 동의를 얻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지 주목되는 이유다. 21대 국회 들어 거대 여당 독주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 기회이자, 야당도 명분을 얻을 만한 안이다.
민주당은 현재 준비된 약 3천만개(도즈)의 백신 가운데 기존 무료접종 1900만개 외에 추가로 1100만개 중 일부를 무료 접종이 가능할지 검토 중이다. 추가 생산이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 속에 이미 유통 중인 물량의 가격 상승과 배분 문제 등에서 혼란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박홍근 의원은 "재원의 허용 범위 안에서 민간 물량의 일부를 활용해 무료 접종 대상을 좀 더 확대하는 수준에서 검토하는 게 맞다"고 수용 가능 지점을 제시했다.
통신비 지원에 대한 반대 의견이 국민 여론조사에서 절반 이상 나온다는 점도 야당이 기대는 부분이다. 리얼미터는 지난 11일 YTN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통신비 2만원 지급 방침에 대해 58.2%가 ‘잘못한 일’, 37.8%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고 14일 밝혔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4.4%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예결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예정대로 합의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인데, 그 여부는 전적으로 여당이 국민들의 목소리와 야당이 제기하는 여러 의견을 얼마나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실현하느냐가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