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나란히 불펜투수로 등판한 양팀 에이스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두산의 조쉬 린드블럼은 팀이 4대3으로 앞선 9회초에 등판했다. 당시 2승3패 열세에 놓였던 두산은 시리즈를 최종 7차전으로 끌고가기 위해 에이스를 마무리로 기용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SK 거포 최정이 9회초 2사에서 극적인 동점 솔로홈런을 쏘아올렸고 린드블럼은 고개를 숙였다.
SK도 에이스 김광현을 마무리로 썼다.
한동민이 연장 13회초에 4대4 균형을 깨는 솔로홈런을 터뜨리자 곧바로 김광현을 올렸다. 김광현은 시속 150km를 웃도는 압도적인 구위로 탈삼진 2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해 우승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됐다.
1년이 지나 이번에는 린드블럼이 웃었다. 2019시즌에 20승3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한 린드블럼은 두산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광현도 그해에 한시즌 개인 최다 타이기록인 17승(6패)을 올렸고 평균자책점 2.51을 올리며 SK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두 선수는 2019시즌 활약을 발판삼아 메이저리그 무대로 도약했다.
2019시즌 MVP를 차지한 린드블럼은 KBO 리그에서 쌓은 화려한 경력을 앞세워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해 빅리그 유턴에 성공했다.
김광현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유니폼을 입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 2014년 계약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스스로 포기했던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세인트루이스와 밀워키는 나란히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팀이다. 따라서 KBO 리그를 대표했던 두 에이스의 빅리그 맞대결 성사 여부가 야구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마침내 성사됐다.
김광현과 린드블럼은 15일 오전 6시10분(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리는 양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김광현은 지난 2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13일 만에 마운드를 밟는다. 김광현은 다음 등판을 앞두고 신장 경색 진단을 받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고 몸 상태 역시 빠르게 회복돼 복귀 시기가 앞당겨졌다.
개막전에서 마무리로 등판했던 김광현은 이후 선발로 전업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시즌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을 기록하며 세인트루이스의 선발진 한 축을 굳게 지켰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린드블럼은 부진한 투구로 최근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올해 9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 중이다. 지난 2경기에서는 불펜투수로 등판해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밀워키와 세인트루이스는 앞으로 3일동안 두 차례 더블헤더를 포함해 총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소화해야 한다. 투수가 많이 필요한 일정상 린드블럼은 잠시 선발로 복귀하게 됐다.
두 선수의 마지막 맞대결은 2019년 4월16일 잠실에서 열렸다. 린드블럼이 7이닝 2실점 호투로 두산의 8대3 승리를 이끌며 6이닝 2실점으로 분전한 김광현에 판정승을 거뒀다.
김광현과 린드블럼은 이제 무대를 바꿔 1년5개월 만에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 부상 이후 건재함을 증명해야 하는 김광현과 오랜만에 선발 기회를 잡은 린드블럼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