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IPO 호구입니까?" 공모주 광풍에 쓴소리

최근 4년 기술특례 상장제도 통해 상장기업 86곳 가운데 65%이상 제약 ·바이오
50곳은 지난해 영업손실
무분별한 IPO막고 요건을 강화해야
개인 투자자도 IPO기업 무작정 매수하는 행위 지양해야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신청 및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너도 나도 따상, 혹시 여러분은 기업공개(IPO)의 호구가 아니십니까?"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까지 공모주 광풍 현상이 잇따르자, 한 독립리서치회사 대표가 쓴소리를 했다.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증시에 대한 관심에 더해 IPO시장까지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증시 건전성'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이사(연구원)은 11일 투자레터를 통해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종목별 편차도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증시 자금은 사상 최대다. 공모주 광풍도 이런 현상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전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첫날 상한가)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가 이날 다시 상한가까지 치솟은 것을 언급하면서 "증시의 급반등 속에 그동안 미뤄졌던 IPO가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근래 에이프로, 엘이티에 이어 SK바이오팜까지 상장 종목들보다 상장 직후 '대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증시 건전성 측면에서는 좋아보이지만은 않는다"고 판단했다.


(사진=리서치 알음 홈페이지 캡처)
최 대표는 특히 코로나 사태를 등에 업고 가파르게 오른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리서치알음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해 상장한 전체 기업 86곳 가운데 65% 이상인 57곳이 제약·바이오 기업이었고, 이들 가운데 50곳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미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의 올 2분기 실적 기준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340배를 넘어섰다. 적자 기업은 제외한 수치로 PER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 대표는 "어찌 보면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려는 듯한 움직임도 이와 무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양한 상장 기준을 갖춰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는 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나스닥의 PER도 61.8배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 국내 증시는 고평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최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을 지탱하는 원동력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라며 "정부에서도 이를 종용하는 모습이지만, 이런 대국민적인 '주식 광풍'은 만약 추가적인 금융위기 발생시 전국민의 재정상태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무분별한 IPO를 막고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적 기반의 건전한 시장으로 만들어 다시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IPO기업들을 무작정 상한가로 따라서 매수하는 행위, 재무적인 확인도 없이 투자에 임하는 행위, 실체를 알 수 없는 전문가 말만 듣고 투자하는 행위 등을 자제하고 이성적인 접근으로 투자에 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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