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추석 대목 앞둔 말바우 시장 코로나 속출에…시름 깊은 상인들

말바우 시장 내 밥집 서 잇딴 확진자 발생
상인들 추석 대목 앞두고 직격탄…손님 발길 '뚝'
시장 찾는 손님,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는 등 동선 최소화 노력
시장 내 임시 선별진료소 설치 계획도 나왔지만 상인들 반발에 취소
말바우 시장 매일 인체·먹거리에 해 없는 소독제로 방역 활동

8일 광주 북구 말바우 시장이 추석 대목을 앞둔 가운데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사진=김한영 기자)
추석 대목을 앞두고 광주 말바우 시장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8일 오전 11시쯤 찾은 광주시 북구 말바우 시장은 추석 대목 장사를 하는 시장 풍경과 거리가 멀었다.

예전 같으면 명절 연휴를 앞두고 제수용 생선 구매 등을 놓고 상인과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던 곳이지만, 이날 찾은 시장은 어두운 얼굴의 상인들만 보일 뿐 손님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시장을 찾는 일부 시민은 코로나 여파에 수첩에 미리 살 물건들을 정리하는 등 접촉과 동선을 최소화했다.


이곳에서 20년간 생선을 판매했다는 박모(62·여)씨는 "시장 내 밥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어제는 태풍까지 겹치면서 손님이 발길이 뚝 끊겼다"며 "이번 주가 한창 바쁜 시기인데 손님이 없어 한가하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8일 문을 열지 않은 광주 북구 말바우 시장의 한 상점(사진=김한영 기자)
평소 같으면 추석 명절에 찾아오는 자식에게 줄 참기름을 짜고, 고추방아를 찧느라 부산할 방앗간 등에서도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인들은 먼 하늘만 바라보며 연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시장에서 말린 고추를 판매하는 황모(50·여)씨는 "지난해 이맘때는 바빠서 눈코 뜰 새 없었는데 지금은 손님이 80% 이상 줄었다"며 "요즘이 고추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인데 찾아오는 손님도 없고 장사가 안돼 너무 힘들다"고 막막해했다.

이어 "조그만 핸드 카트나 장바구니를 들고 장을 보는 손님들도 아주 가끔 보이지만 필요한 물품만 구매하고 재빨리 시장을 벗어나는 것 같다"고 침울해했다.

방역당국이 보낸 재난 문자
이날 시장내 생선가게나 채소가게 등에는 발길이 뜸한 모습이었다. 코로나 여파에 옷가게와 반찬가게 등 일부 상점은 아예 개점휴업인 곳도 있었다.

여기에 방역 당국이 말바우 시장을 찾은 사람은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재난문자를 연이어 보내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졌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한 상인은 "말바우 시장과 관련된 재난 문자가 수시로 보내는 통에 오던 손님도 발길을 돌릴 판이다"며 "나 같아도 부모가 시장을 방문한다고 하면 말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광주 말바우 시장 내 임시 선별진료소 설치 계획이 상인들의 반발로 취소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9일 오후 1시부터 광주 북구 말바우 시장 제2주차장 1층에 임시 선별 진료소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말바우 시장 박창순 상인회장은 "시장 내 임시 선별소 설치는 말바우 시장이 코로나의 확산지처럼 보일수 있다"며 "말바우 시장은 방역 차량을 통해 먹거리나 인체에 해가 없는 편백나무로 만든 방역제를 이용해 매일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대목을 앞둔 광주 대표적 전통시장인 말바우 시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직격탄을 맞아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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