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이미 강사들을 다 내보내고 혼자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엔 휴원한다고 해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것 같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도)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교습소로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세학원들이 정부의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휴업 조치에 혼란을 겪고 있다. 학원 원장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등에는 학원에서 교습소로 변경하기 위한 절차와 허가 조건 등을 묻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을 안내하며 기존 300인 이상 대형학원뿐 아니라 300인 미만의 중소규모 학원에도 휴원 명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다만 원장과 보조강사 1인으로 운영되는 교습소는 한 반 수업 10인 미만을 준수할 경우 운영 가능하다고 밝혔다.
◇"영세학원도 10명 이내로 운영하게 해달라" 靑 국민청원도
영세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들 사이에선 정부 조치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학원도 10명 이내로 수업을 하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코로나 방역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하면서 학원만 지정해 휴업을 통보받았다. 왜 학원만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교습소처럼) 10명 이하의 수업을 하게 했다면 저희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방역에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휴원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정부 지원대책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청원인은 "우리가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일부 학원의 이야기"라며 "휴원 사태가 생기면 몇몇 학생이 학원을 1달 쉬겠다고 통보하는데 복귀하는 건 50%로 안 된다. 현재의 소득뿐만 아니라 미래의 소득까지도 손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학원연합회 "영세학원들까지 모조리 문 닫게 해선 안 돼"
코로나 국내 발생 이후 꾸준히 학원들의 방역 협조를 요청했던 한국한원총연합회(학원연합회)도 처음으로 정부 방역조치에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원연합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학원과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는 교습소는 운영을 허용하는 등 형평성에 맞지 않는 정책을 발표하고, 학원도 큰 피해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타 업종과 달리 학원 운영 중단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는 등 학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해당 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공지를 띄웠다.
그는 "시설 기준으로 휴원 조치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교습소뿐 아니라 평생교육원, 직업학교 등은 학원 행위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운영 중이다. 영세학원들은 시설 등록을 '학원'으로 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원들 중에서는 영세한 곳도 있고 대형학원도 있다. 공무원이 감시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영세학원들까지 모조리 문 닫게 하는 건 합당하지 않다. 요즘 같은 시기엔 일반 시민들이나 학부모들도 모두 감시단이 될 수 있다. 10인 미만으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어기는 학원에는 패널티를 주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학원연합회는 오는 9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시정해달라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