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 국민 관통…"다 주되 더 걷어야"
당·정·청은 지난 6일 고용 취약계층에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을 핀셋 형식으로 지원하는 '선별 지급'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1차 긴급재난지원금 때처럼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나눠주는 대신, 이번에는 피해 계층만 집중적으로 돕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고통을 더 크게 겪으시는 국민을 먼저 도와드려야 한다. 그것이 연대고, 공정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의당의 생각은 달랐다. 코로나19의 위기가 전 국민의 삶에 피해를 끼친 만큼, 모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되 세금을 더 걷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대표는 7일 열린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코로나가) 모든 시민의 삶을 관통하고 있다"며 "부자들에게 재난 수당을 안 주는 것으로 공정을 포장하지 말고, 초부유세를 걷어서 재난 위기 극복 재원을 마련하는 데 국회가 힘을 모으는 것이 더 정의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석구석 위태로운 국민의 삶을 사각지대로 방치한다면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의 갈등과 원망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피해 계층만 지원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사회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상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지급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의당 김종민 부대표는 상무위 모두발언에서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가 장기화 되면서 생계가 위협 받을 만큼의 경제적 타격을 입는 국민도 늘어나고 있다"며 "과연 지원 대상 선정이 추석 전까지 적재적소에 맞춰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의당은 전 국민에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동시에 피해가 명확한 대상도 선별해서 지원하는 보다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의당의 주장처럼 보편적 지급과 맞춤형 지원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재정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까지 3차례 추경 과정에서 세출·세입 조정 등을 통해 이미 재원을 마련한 만큼, 이번 4차 추경은 전액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모두 빚이란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도 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피해 맞춤형 재난지원은 여러 가지 상황과 형편을 감안해 한정된 재원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재정상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엄살'이라고 주장한다.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통화에서 "재정 건정성 측면에서 지금 두려워할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 재정을 덜 써서 경제가 무너지면 나중에 오히려 돈을 더 써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 국가 부채비율이 40% 선이다. 평균 110%대인 선진국에 비해 재정 여건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김종민 부대표도 "재정 건정성과 민생 살리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다가 아무 것도 잡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까 걱정스럽다"며 확대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