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시즌을 앞둔 V-리그 여자부는 ‘어우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의 줄임말인 ‘어우흥’은 자유계약선수(FA) 이재영과 재계약하고 이다영을 현대건설에서 영입한 데 이어 11년 만에 V-리그로 복귀한 ‘배구여제’ 김연경의 합류 덕에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흥국생명이 새 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무패 우승, 더 나아가 무실세트 우승도 가능할 수 있다는 예측이 힘을 얻었다.
흥국생명은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에서도 조별리그 두 경기와 순위결정전, 준결승 한 경기씩 총 네 경기를 무실세트 승리로 마무리하며 ‘어우흥’과 ‘무패우승’, ‘무실세트 우승’의 실현 가능성이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흥국생명의 대항마는 분명 있었다. 여러 전문가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활약하는 장신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 그리고 이소영과 강소휘가 건재한 GS칼텍스가 흥국생명에 패배를 안길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이 예상은 현실이 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열세였지만 작전의 승리였다. GS칼텍스는 철저하게 이재영에게 서브를 집중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재영은 무려 39개의 리시브를 시도했다. 흥국생명의 전체 리시브 71개의 절반을 넘을 뿐 아니라 같은 팀 리베로 도수빈(18개)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GS칼텍스가 70개의 리시브를 리베로 한다혜(25개)와 강소휘(23개), 이소영(15개) 등이 분담한 것과 극명한 대비다. 이렇듯 이재영의 공격 참여를 서브 몰아주기로 1차 저지하는 데 성공한 GS칼텍스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물론 이번 컵 대회에 나선 흥국생명은 100%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정규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흥국생명의 사상 첫 무실세트 우승을 저지한 GS칼텍스의 우승은 V-리그 여자부 나머지 팀에게도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컵 대회뿐 아니라 2020~2021시즌 정규리그에서도 무패 우승, 나아가 무실세트 우승도 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흥국생명에는 더욱 부담스러운 결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