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홍수 피해라는 변수로 애초 흥행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중론이지만, 후보들 간 의제를 둘러싼 치열한 토론조차 없었던 부분에 대해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많다.
◇'어대낙' 속 "당 주류와 대비되는 목소리 없었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발표한 9월 1주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8%포인트 떨어진 37.6%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민주당의 경우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에 이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여론조사상 지지율 선두 자리를 내줬고, 이후 가까스로 회복했지만 이날 또다시 하락했다.
어차피 수장이 정해졌다면 당내에선 선거운동 과정에서라도 '왜 여론조사상 통합당에 뒤집혔는지' 등, 민주당의 비전과 가치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있길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문이 주류인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비율은 85%다. 국민여론조사는 10%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친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용인대 교양학부(정치학) 최창렬 교수는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선 의제를 둘러싼 후보들 간 치열한 토론과 논쟁이 없었다"며 "후보들이 친문 일색의 한쪽 방향으로만 얘기했지 당의 주류와 대비되는 목소리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물론 코로나19가 흥행 실패의 제1요인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자들 모두 선거운동 내내 현장 접촉을 할 수 없었다. 특히 국회 내에서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당대회마저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국민들이 코로나19로 고통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한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위기 의식이 정치의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민주당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통화에서 "후보들이 자유롭게 당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분명 있다"면서도 "워낙 상황 요인이 커서 코로나19 극복 방안에 모든 후보들이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와 수해 상황만 없었다면 후보들이 당의 노선이나 정책 방안 등을 놓고 조금 더 치열하게 붙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