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靑로비' 기업 대표 "무리한 기소"…혐의 부인

스타모빌리티 김봉현-정치권에 연결해주고 자금 횡령한 혐의
첫 재판서 검찰 공소사실 모두 부인

(그래픽=고경민 기자)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전 회장을 정치권에 연결해주고 스타모빌리티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스타모빌리티 이모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는 3일 변호사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광주 MBC 사장을 지낸 이 대표는 2018년 11월 김봉현(구속 기소) 전 회장이 실소유한 스타모빌리티 비상근 사외이사로 선임된 뒤 지난해 7월 스타모빌리티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정·관계 유력 인사를 통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금감원)의 검사를 무마시키기로 계획하고 친분이 있는 당시 청와대 수석비서관 A씨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5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해 청탁 또는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받은 사람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할 것을 약속한 사람 등은 징역 5년 이하 또는 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경우 벌금과 징역은 병과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김 전 회장과 그의 측근인 김모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와 공모해 스타모빌리티 자금 192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스타모빌리티의 기존 전환사채 채무를 상환할 용도로 라임에서 자금이 들어오는데, 이 자금을 스타모빌리티 회사 업무와 무관하게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대금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피고인에게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판에서 이 대표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피고인 측은 "라임 비난이 집중되자 무리하게 이 사건(으로) 기소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횡령 혐의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이 라임으로부터 받은 192억원을 다른 회사를 인수하기 위한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명목으로 B법무법인에 송금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일종의 '바지사장'이었다. 김 전 회장이 대표이사 인감을 전부 가지고 있었고 김 전 사내이사에게 맡겨 결재했다"며 "피고인은 구체적으로 범행 실행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일한 증거가 김 전 회장의 진술밖에 없다. 청와대 수석에게 돈을 건넨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지 않았다"면서 "타인의 사무와 관련한 청탁 또는 알선이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는데, 이 대표는 당시 스타모빌리티가 라임의 투자를 받아야 살아날 수 있고 계획했던 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 청와대 수석을 만난 것이지, 타인의 사무를 위해 만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은닉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두고는 "라임 관련 증거를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숨기려 한 것"이라며 "법리적으로 증거 은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은 범죄 전력도 없고 도망할 염려도 없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길 원한다"며 보석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8일 공판을 열기로 했다. 변호인이 스타모빌리티 김 전 회장의 진술조서를 부동의하면서, 다음 공판에는 김 전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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