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레이업을 놓쳤어!" 덴버 자말 머레이의 유쾌한 농담

NBA 덴버 너겟츠의 자말 머레이(사진 오른쪽)와 토리 크레익 (사진=NBA닷컴 캡처)

2일(한국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2019-2020시즌 미국프로농구(NBA) 덴버 너겟츠와 유타 재즈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최종 7차전의 마지막 17초는 그야말로 반전의 연속이었다.

유타의 간판 도노반 미첼은 팀이 78대80으로 뒤진 상황에서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개리 해리스의 밀착 수비에 막혀 공을 흘리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공을 잡은 덴버의 자말 머레이는 질주했다. 그대로 시간을 흘려 보내다가 상대의 반칙을 유도해 자유투를 던지는 작전을 선택해도 될만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쐐기 득점을 원했다.

속공 과정에서 달려오는 팀 동료 토리 크레익에게 절묘한 바운드 패스를 했다.

하지만 크레익이 점수차를 4점으로 벌릴 수 있는 결정적인 레이업을 놓쳤다. 유타는 공격권을 확보했고 베테랑 마이크 콘리가 종료 버저와 함께 역전 3점슛을 시도했다.

공은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유타의 패배가 결정된 순간 도노반 미첼은 좌절감이 컸는지 바닥에 엎드렸다. 가장 먼저 달려와 그를 일으켜 세워주며 위로한 선수는 자말 머레이였다.

도노반 미첼과 자말 머레이의 '역대급' 맞대결이 펼쳐진 양팀의 시리즈는 이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극적이었다.

결국 덴버는 유타를 80대78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스포츠에서 가정은 의미가 없지만 만약 콘리의 마지막 3점슛이 림을 통과했다면?


유리한 상황에서 굳이 공격을 선택한 머레이와 레이업을 놓친 크레익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팀이 이겼기에 둘은 웃을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자말 머레이의 공식 인터뷰가 진행되기 전에 크레익이 갑자기 등장했다. 그가 등장하자 머레이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크레익은 머레이에게 "솔직히 나는 네가 득점을 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패스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농담섞인 변명이었다.

머레이는 크레익을 장난스럽게 때리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다가 "네가 레이업을 놓쳤어!"라고 소리쳤다. 따지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는 계속 웃고 있었다.

크레익은 "내 잘못이야"라고 말하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NBA 덴버 너겟츠의 자말 머레이 (사진=연합뉴스)


그만큼 치열했고 대단한 승부였다.

머레이는 마지막 7차전에서 17득점에 야투성공률 33%에 그쳤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1라운드 승리의 일등공신이다.

그는 7경기에서 평균 31.6득점 6.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덴버가 1승3패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 5차전과 6차전을 승리로 이끄는 대활약을 펼쳤다.

그의 맞수였던 도노반 미첼 역시 대단했다. 미첼은 7경기 평균 36.3득점 5.0리바운드 4.9어시스트를 올리며 분전했다.

두 선수는 1라운드에서 총 475득점을 합작했다. 이는 플레이오프 단일 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친 두 선수의 득점 합산 부문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69년 NBA 파이널에서 보스턴의 존 하블리첵과 LA 레이커스의 제리 웨스트가 합작한 463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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