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2차 재난지원금'…소신 굽히지 않는 이재명

이낙연, '선별 지급' 재강조…홍남기, 이재명에 '철 없다'
이재명 "3차 4차 지급도 피할 수 없어…우물쭈물하면 어마어마한 희생"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정부·여당 핵심 인사들의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소멸성 지역화폐 형태의 전국민 지급이 시급하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는 경기도정 책임자로서 당정이 '취약계층 선별지급'으로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는 마지막까지 의견을 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이낙연, '선별 지급' 재강조…홍남기, 이재명에 '철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임대표는 공식 당무를 시작한 지난달 31일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더 많은 재난을 겪고 계시는, 더 많은 고통을 당하고 계신 분들께 긴급하게 지원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을 찾아서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난지원 방안을 '코로나 긴급지원'이라고 이름 붙이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종합하면, 지급방식을 '전국민 보편지급' 대신 '선별지급'으로 못박으면서 그 내용도 '취약계층 구제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고 충분한 재정여력도 있다'고 강조한 이 지사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31일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100번 지급해도 선진국 평균 국가부채 비율보다 낮다'는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미래통합당 임이자 의원이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홍 부총리는 특히 임 의원이 "아주 철없는 얘기죠"라고 다시 묻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 2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30만원은 50~100번 지급해도 선진국 평균 국가부채 비율인 110%에 도달하지 않는다"면서 국가부채비율이 40%대인 우리나라의 재정여력을 강조한 바 있다.

◇ 이재명 "3차 4차 지급도 피할 수 없어…우물쭈물하면 어마어마한 희생"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 지사는 홍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정부책임자인 홍남기 부총리님께서 국정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인터뷰를 확인도 안한 채 '철이 없다'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급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한 건데 이를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하자'거나 '100번 지급해도 재정건전성이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경제는 꽁꽁 얼어붙을 수밖에 없고 이미 진작부터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려오고 있다"면서 "국가부채 증가를 감수하며 국민 1인당 100만원 이상을 지급한 여러 외국과 달리 국민 1인당 겨우 20여만원을 지급한 우리나라는 2차 재난지원금은 물론 3차 4차 지급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폐소생술 아끼다 죽은 다음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느냐"면서 "재정건전성 걱정에 시간만 허비하다 '경제회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재난지원금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 지사는 1일 "일부 언론이 재난지원금 효과를 평가 절하하려고 한국은행의 자료 일부 내용만 발췌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언론과도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코로나19와 같은 극심한 위기 상황에서 재난지원금과 같이 정부가 직접 연결망을 이어주는 대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이전지출의 재정승수가 낮은 이유가 고소득층이 이전지출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인 만큼 지역화폐처럼 저축이 불가능한 형태로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의 승수효과는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특히 "선별이냐 보편이냐 쓸데없는 공력 낭비를 하며 우물쭈물했던 과오를 반복하면 우리 사회의 경제적 정신적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르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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