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호 첫 시험대는 재난지원금…선별 지원 논란 돌파할까

조만간 당정청 협의회…추석 민생대책 논의
'2차 재난지원금' 포함 코로나 극복에 올인
선별 차등 지원에 무게…'지표 논쟁'은 우려
통합당·이재명·정부도 시각차 "정치력 요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본격화한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말로만 입장을 주고받았다면 이제는 집권여당과 행정관료, 청와대가 한데 모여 머리를 맞댄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지만 안팎의 이견이 여전한 상황.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는 정치력을 입증할 첫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

◇재난지원금, 가장 뜨거운 의제

여당과 정부, 청와대 측이 만나는 당·정·청 협의회는 앞으로 2~3일 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신임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전후 언론을 통해 이런 입장을 거듭 밝혔었다.

협의회에선 방역과 4차 추가경정예산, 민생 대책이 고루 다뤄지겠지만 이 가운데 가장 '뜨거운' 의제로 2차 재난지원금이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임 대표와 새 최고위원들, 김태년 원내대표가 30일 화상간담회를 갖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이낙연 원내대표, 양향자 최고위원. 가운데줄 왼쪽부터 김종민 최고위원, 김태년 원내대표, 염태영 최고위원. 윗줄 왼쪽부터 최인호 수석대변인, 노웅래, 신동근 최고위원.(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대표는 30일 화상으로 진행된 신임 최고위원들과 간담회에서 "민생지원에 대해서는 추석 이전에 실행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당정청 회의를 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수락연설에서도 그는 "기존의 방식을 넘는 추석 민생대책을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코로나19 재유행 기세가 불붙던 한 주 전 "우선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힘을 싣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아울러 당분간 코로나 위기극복에 '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당내 국난극복위원회는 확대재편하고 이낙연 대표 본인이 이번에도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재난지원금의 경우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이나 특수고용노동자 지원 등 최근 보완된 지원책에 별도로 얹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섞어 논의할 것인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전 국민 고용보험과 실업부조를 비롯한 사회안전망도 다뤄진다.

◇선별 지원에 무게…"선거로 당원 뜻 확인"

전 국민 모두에게 지원했던 1차 때와는 달리 이번엔 선별 차등 지원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당장 이낙연 대표부터 "더 어려운 사람을 두텁게 도와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선거 결과로 당원 상당수의 뜻이 확인된 만큼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반응도 측근 사이에서 나온다.

지급 대상을 가르는 기준으로는 1차 때 잠깐 논의됐었던 건강보험료 납부액이 대체로 거론된다. 그러나 고가 주택 중 자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부자 수급자'가 생길 수 있고 감염병 피해와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지표 논쟁'이 붙으면 지급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빨리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 소액을 먼저 전 국민에 지급한 뒤 '어려운 사람'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자발적 기부를 독려하는 방식은 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국민 여론도 팽팽…매듭 풀 수 있을까

선별 지급 의견은 보수 야권에서도 공감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생계의 절벽에 선 이들을 핀셋 지원해 구제하자는 쪽에 방점을 찍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 선별 지원 소신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재원은 지난해 코로나 변수를 담지 않고 편성했던 512조원 규모 예산에서 일부를 줄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견은 여권 내에서 갈린다. 이낙연 대표 대권 상대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줄곧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재난지원금의 목적을 구제, 복지보다 소비 진작을 위한 경기회복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에서 각각 20% 안팎의 성적을 받아든 김부겸 전 의원과 박주민 의원도 전 국민 지원에 공감했었다. 물론 김 전 의원의 경우 일단 지급한 뒤 연말정산이나 소득세 신고를 통해 일부를 환수하는 방안이라 결이 달랐다.

재정당국은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이다. 물론 1차 때처럼 여당 압박에 못 이겨 기류를 바꿔 갈 가능성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 국민 여론도 전 국민 지급과 차등 지급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복잡다단한 의견을 앞으로 조율해 나갈 책임이 이낙연호 신임 민주당 사령탑에 맡겨져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앞으로 정부의 재정능력까지 모두 고려하면서 사태를 수습할 정치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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