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의 한 스타벅스 매장은 매장 내 테이블을 모두 치웠다. 매대를 제외한 매장 통로 곳곳은 출입 금지를 안내하는 테이프로 가로막혔다.
담당 안내 직원이 아예 출입문 앞에서 QR코드와 체온측정 등의 방역 안내 사항을 체크했다. 도심 한복판에 있어 늘 북적북적했던 매장 안은 적막했다. 가끔 손님 한두 명이 들르는 것이 전부였다.
인근 카페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불은 환하게 켜져 있었지만, 점원 외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2층부터 4층까지 사용이 가능하던 홍대입구역 커피빈의 수많은 좌석도, 엔제리너스의 100여 개 좌석도 이날 만큼은 유휴자원이 됐다.
한 프렌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오늘 오전부터 이 같은 조치를 지키고 있다. 매출 영향은 좀 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평소에는 테이크아웃 비율이 40%, 매장 취식이 60% 정도"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정부의 방역조치에 협조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대부분의 휴게공간이 사라져 불편한 점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모(23)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지켜야 코로나 사태가 끝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스터디카페부터 프랜차이즈 카페, 시립도서관까지 다 폐쇄가 되니 (막상 공부할 곳이 없어) 힘이 든다"고 말했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쥔 김미경(18)양도 "친구들을 만나면 카페에 가 수다를 떨고 하던 일상이 사라져 불편한 점이 있다"며 "오늘은 일단 친구와 잠깐 야외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취식이 가능한 패스트푸드 전문점, 제과점 등을 찾기도 했다. 영업시간 내 모든 실내 취식이 불가한 프랜차이즈 카페와 달리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은 오후 9시 이전까지는 일단 영업이 가능하도록 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 2층에는 빵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이 보였다. 홍대입구역의 한 패스트푸드점도 마찬가지였다. 음식 대신 커피나 콜라 등 음료를 마시며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이 더러 있었다.
마포구의 한 주점은 "일단 정부의 방침이니 따라야 한다"면서도 "앞으로 가게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하지 못했다. (유통기한이 중요한) 생맥주 등은 주문조차 넣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홍대 번화가의 한 주점은 정부의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가 끝나는 다음 달 6일까지 문을 열지 않겠다는 공고를 붙여놓기도 했다.
운영 자체가 중단된 실내체육시설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는 A씨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시스템이라 앞으로 일주일간 강제 백수 신세"라며 "단순히 일주일만 쉰다고 하면 버틸 수 있겠지만 2.5단계 조치를 계기로 한동안 수업을 쉬겠다고 말하는 회원들도 많아 걱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30일 0시부터 다음 달 6일 자정까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카페는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은 오후 9시까지만 정상 영업하고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헬스장이나 당구장, 골프 연습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영업이 아예 금지된다. 거리 두기 2.5단계를 적용받는 수도권 지역 내 영업장은 총 47만 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