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7조' 이틀만에 26만명 동의…"30대 평범한 가장"

靑, 은폐 논란 이후 공개 전환한지 이틀만에 공식 답변 요건 채워
청원자 언론 인터뷰서 '30대 후반 평범한 애아빠'로 소개
청와대 답변 내놓을지 주목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캡처)
옛 상소문의 식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공개로 전환된지 이틀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게 됐다.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이 청원은 28일 오후 2시 30분 이후 동의자가 26만명을 넘어섰다.

'시무 7조'란 이름은 통일신라시대 학자 최치원이 진성여왕에게 한 정책 제안인 '시무 10조'를 본 뜬 것으로 보인다. 청원인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인사, 외교 등 전반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청원인은 글에서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며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부동산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이밖에도 각종 비유를 통해 상소문의 형태로 이번 정부의 실정을 비난했다.


애초 해당 청원은 지난 12일에 작성돼 전날 오전까지 4만6천여 명이 동의했으나 게시판에는 공개처리가 돼 있지 않아 연결주소(URL)를 직접 입력해야 볼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이에 '청와대가 청원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청와대는 국민청원 목적에 맞는지 추가 검토가 필요해 운영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공개가 연기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원은 27일 오후 공개 처리됐다.

공개 결정 이틀만에 20만명을 넘으면서 이번 청원은 청와대의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 30일 안에 20만명 이상 청원에 동의하는 경우 청와대나 정부 관계자가 공식 답변을 내놓게 된다.

한편, 글을 올린 사람은 두 아이를 키우는 30대 후반의 직장인 남성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박봉의 월급쟁이로 밥벌이에 몰두하는 애 아빠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지금은 진보나 보수가 아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14일 '치킨계의 다주택 호식이 두마리 치킨을 규제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을 올리며 주목받았으며, 지난 24일에도 상소문 형식으로 정부의 다주택자의 과세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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