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유력 후보군과 견줘 현재 지지율에서 인물난을 겪고 있는 통합당은 '미스터트롯' 방식의 경선으로 문호를 개방하려는 제스처도 한다. 범보수 후보를 만들어내는 통합 경선으로 흥행몰이를 꾀할 셈이다.
여기에 안 대표 본인이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가 없다면, 그의 독자 지지 세력을 끌어안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의 최근 좌클릭 행보와 함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표명할 의사까지 밝혔다.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날선 각을 세워 온 안 대표와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명분이 생긴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경우 지금 문재인 정권이 대단히 잘못하고 있고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통합당과) 생각이 같은 것 같다"고 했다.
보수 지지 세력에 안 대표 독자 지지층을 더하면 확장성이 있다는 선거 공학적 계산도 깔려있다. 주 원내대표는 "통합된 경선이, 서울시장이 되든 대선이 되든 안 대표가 가진 독자적 지지 세력에다 우리 당 지지 세력까지 합치면 확장력이 있고 훨씬 더 선거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했다.
당시 안 대표는 며칠 뒤 기자들과 만나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다"며 일축했다. 주 원내대표가 그때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의 동행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다.
거듭된 손짓과 거부에도 통합당과 안 대표의 결합이 거론되는 이유는 뭉쳐야 승산이 있다는 범보수층의 판단과 원내 입지가 좁아진 국민의당으로서 안 대표 등판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통합당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의 정계복귀설이 제기되면서 야권의 후보군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홍 전 의원은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에 "그간 즐거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글과 함게 반바지에 운동화와 모자 차림으로 물병을 들고 산에 오르다 돌아보는 모습을 올렸다. 이를 두고 테마주가 들썩이는 등 정계복귀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왔던 홍 전 의원은 지난해 자신이 보유한 언론사 지분을 매각해 정계복귀 관측이 있었지만, 딸의 마약 밀반입 사건이 불거지며 사과를 한 뒤 한동안 SNS활동을 중단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