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 억대 연봉, 얼마나 처우개선 해줘야 하나?"

보건의료노조 "의사 수 부족하다"
전공의 파업으로 의료 공백 발생
PA간호사, 전공의 역할까지 소화
의사수 부족->불법의료->사고 악순환
보건의료인력, 국민들 여론 모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손수호 변호사(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나순자(보건의료노조 위원장)

파업에 돌입한 의사협회 목소리 먼저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병원에는 의사만 있는 게 아니죠. 간호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요양조무사 등등 많은 직군이 함께 돈을 모아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과연 이들은 의사들의 파업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요? 정부의 의사입학정원 증원에 대해서 어떤 입장일지도 궁금합니다. 또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일선 의료 현장은 어떤 상황인지도 알아봐야 하겠습니다. 의사가 아닌 보건의료노동자들의 단체죠? 전국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 연결합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나순자> 네, 안녕하세요.

◇ 손수호> 고생 많으십니다.

◆ 나순자> 네.

◇ 손수호> 우선 지금 의대 입학 정원 증원 관련한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이 결국 현장의 집단 휴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금 현재 각 병원들의 상황도 좀 궁금하고 걱정이 돼요. 이게 현장의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 외래진료는 물론이고 수술도 뒤로 밀리고 있다고 하던데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 나순자> 가장 기본적인 상처 소독도 안 되는 경우가 많고요.

◇ 손수호> 심각하네요.

◆ 나순자> 그리고 병원들이 당일 환자는 안 받고 있어요. 응급실로 오는 환자를 의사가 없다고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 손수호> 상황이 지금도 좀 심각한데. 앞으로 점점 더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고요. 우선 정부 입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의대 입학 정원을 매년 400명 늘려서 총 4000명의 의사를 추가 양성한 다음에 지금의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겁니다. 보건의료노조의 입장, 이 정책에 대한 입장 먼저 확인하죠.

◆ 나순자> 저희는 양적인 문제에서는 4000명이 아니라 더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대한의사협회(의협) 총파업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이한형기자


◇ 손수호> 4000명도 부족하다?

◆ 나순자> 왜냐하면 의대정원이 1년에 3058명씩 나오고 있는데요. 이게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명도 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사이에 전공의 특별법 제정으로 전공의들 노동 시간이 주80시간으로 줄었거든요. 노동시간이 줄었지만 사람은 더 늘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또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했습니다. 그래서 진료 횟수도 OECD와 비교를 해 보면 OECD는 연 7.4회인데 우리나라는 그 2배가 넘는 17회예요. 이렇게 의사인력이 더 필요한 요인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단 한 명도 늘리지 않아서 실제로 의사 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 손수호> 현장에 의사가 정말 많이 부족한가, 어느 정도로 부족한가 궁금해요.

◆ 나순자> 실제로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의사 일을 대신하고 있어요. 그런 문제가 있고요. 그게 실제로 지금 전국에 한 1만 명 정도가 PA 간호사라고 얘기하거든요. 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 간호사들인데 이 사람들이 없으면 병원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예요.

◇ 손수호> 그러면 수술실에서 의사에 준하는 일들을 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 나순자> 전공의들이 하는 일을 똑같이 이 사람들이 다 하고 있습니다.

◇ 손수호> 사실 그렇게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나요?

◆ 나순자> 이게 불법 의료죠.

◇ 손수호> 그러니까요.

◆ 나순자> 의사들이 해야 될 업무를 의사면허가 없는 간호사들이 대리로 하고 있는 거거든요. 당연히 불법 의료가 되고 있고요. 이렇게 불법의료를 하게 되면 환자가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거죠.

◇ 손수호> 결국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거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간호사 등이 또 개인적인 책임을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여요.

◆ 나순자> 작년에 검찰에서 한 10개 대학병원 정도를 압수수색을 했어요. 이 불법 의료가, 이 문제로. 그래서 지금 간호사들도 이미 다 조사를 받은 상황이고요. 의사가 없어서 간호사들이 의사 일을 대신하고 있는데 처벌은 또 간호사들이 받아야 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이 되고 있는 거죠.

◇ 손수호> 그런 일이, 환자의 생명에 어떤 중대한 위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 나순자> 실제로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 손수호> 많이 있어요?

◆ 나순자> 두 가지만 말씀드리면, 대리처방을 간호사들이 하는 경우에 잘못 처방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 손수호> 사실 간호사는 처방은 못 하는 거잖아요.

◆ 나순자> 그래서 불법의료가 되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보통 우리가 콧출이라고 부르는데, 비위관을 위로 삽입해야 되는데 폐로 잘못 삽입되는 그런 상황들도 있었습니다.

◇ 손수호> 삽관상의 어떤 실수라든지 이런 것들. 그러면 의사가 그런 상황을 다 묵인하고 방조한다는 얘기입니까?

◆ 나순자> 전공의들은 누구보다도 그런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사 업무를 PA 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고, 이게 불법의료에 해당이 되고, 이게 환자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해 집단휴진에 들어간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의원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 6시 기준 의원급 의료기관 총 8749개소 중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은 1671개소(19.1%)라고 14일 밝혔다. 황진환기자


◇ 손수호> 그렇군요. 이게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지금 방송 들으시는 많은 분들도 깜짝 놀랄 것 같은 생각이 좀 듭니다. 또 전문과별로 인기가 있는 과도 있고 인기가 없는 과도 있잖아요.

◆ 나순자> 이번에 예를 들면 코로나19 환자들을 전담해서 치료한 공공병원들이 한 67개 병원이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에 그 비인기과라고 하는 감염내과에 의사가 거의 한 3분의 2의 병원에서 감염내과 의사가 없이 환자를 치료를 했어요.

◇ 손수호> 아니, 병원은 만들어놓고 실제로는 감염내과 전문의가 없다.

◆ 나순자> (감염내과) 의사가 없었던 거죠. 그런데 이게 감염내과만 그러는 게 아니라 실제로 비인기과라고 하는 흉부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지역에 있는 공공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굉장히 의사를 구하기가 어렵고 실제로 의사가 없어서 병원을 폐과를 하거나 병상을 줄이거나 이런 데들도 많이 있는 거죠.

◇ 손수호> 자세히 알수록 상황이 굉장히 심각하네요. 또 지역 편차도 상당히 있을 것으로 보이고 반면에 의사들은 또 이렇게 항변합니다. “단순히 의대 입학정원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 있는 수련의들도 제대로 수련할 기관 찾기 힘들고 환경도 열악한데 의사 수를 단순히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게 아니라, 처우부터 개선하라.” 이런 입장이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나순자> 저는 그 말이 어폐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수련의들의 질 좋은 교육 환경과 처우개선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의사 인력을 늘려야 해결이 되지 그렇지 않고서는 해결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리고 최근에 한 지방의료원에서 의사 뽑기가 어렵기 때문에 연봉을 얼마를 줬냐면 5억 3000만원에 계약을 했어요.



◇ 손수호> 연봉을요? 1년에?

◆ 나순자> 네. 보통 3~4억 정도 줘야 되는데 의사가 안 오니까 이렇게 천정부지로 인건비가 올라가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가 일반 병원노동자들과 의사들과의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예요. 처우 개선을 해야 된다고 하는데, 도대체 처우를 얼마나 개선해 줘야 하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습니다.

◇ 손수호> 정리해 보면 지금 당장의 의사수 확충이 직접적인 해결책이 아닐 수는 있지만 일단 현장인력 부족하니까 의사 수를 늘린 후에 세부적인 부분을 함께 보완해 나가자, 이 정도로 저희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 나순자> 의사 인력 문제는 단지 의사들만 해당되는 건 아니거든요. 의사들은 어쨌든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직종이잖아요. 그리고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고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의협과 정부만 대화하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없다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복지부가 의사, 보건의료노동자들, 국민들, 환자 단체들, 이런 관련된 사람들이 전체 모여서 실질적인 사회적 대화를 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지금 시기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으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굉장히 높아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이 파업하면 환자들의 안전은 뒷전인 거 아니냐? 이러한 비판을 면할 수 없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시기에는 우리 모두가 다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모으고 법에 따라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서 이런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논의를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손수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나순자> 네, 고맙습니다.

◇ 손수호>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나순자 위원장이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