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50인 콘서트는 안되는데…방청객 100명은 OK?

JTBC '히든싱어 6' 투표 시스템 탓에 방청객 100명 녹화
JTBC "방역지침 의무적으로 지켜…수용 인원도 50% ↓"
실내 50인·실외 100명 이상 집합·모임·행사 '집합금지 조치'
중수본 측 "방송 제작은 '일시적' 아니라 해당 안돼"
"콘서트는 '일시적' 행사, 방송 제작은 정기적 영업활동 인정"
혼선 막기 위해 방통위도 방역 제작 가이드 라인 준비 중

지난주 방송된 '히든싱어 6' 트로트 가수 진성 편. 이날 방청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대를 관람했다. (사진=방송 캡처)
JTBC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 6'이 방청객 100명 녹화로 도마 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 이 같은 실내 스튜디오 촬영을 감행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다.

JTBC는 지난 24일 '히든싱어 6' 촬영을 진행하면서 방청객 100명을 스튜디오 녹화에 참여시켰다. 출연자들에 스태프들까지 합치면 약 200명에 이르는 인원이 밀폐된 스튜디오에서 장시간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관련 보도가 나오자 25일 공식 입장을 내고 "'히든싱어 6'은 현장에서 노래를 듣는 관객들의 투표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음악예능 프로그램"이라며 "기존 시즌에서는 500명 이상 달하던 일반인 방청객 숫자를 이번 시즌에는 최소한으로 줄여서 100명 안팎으로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녹화는 모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지침을 지키면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JTBC는 "방청객들은 모두 입장과 동시에 마스크 착용은 물론, 문진표 작성, 발열 체크, 손 소독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며 "줄을 설 때부터 자리에 착석할 때까지 2m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공연시설은 최대 수용 인원의 50%로 입장 인원이 제한되는데, 이 수칙을 지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JTBC는 스튜디오를 공연장에 준하는 '다중이용시설'로 보고 핵심 방역수칙을 지켜가겠다는 입장이다. 공연장은 현재 방역수칙 의무화 대상 시설로 지정돼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기본은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집합·모임·행사에 대해 집합금지 조치가 시행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집합·모임·행사란 '동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사전에 합의·약속·공지된 일정에 따라 동일한 장소에 모여서 진행하는 일시적인 집합 모임 행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페스티벌·축제·대규모 콘서트·사인회가 집합금지 조치에 해당하는 '행사'로 포함된다.

그렇다면 아직까지 일부 정상 진행 중인 방송사들의 실내 스튜디오, 세트장 등 촬영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공연장에 준하는 방역수칙 준수 이전에 JTBC의 '히든싱어 6' 방청객 100명 녹화는 가장 기본적 조치를 어긴 것은 아닐까.

세부 지침을 관리하는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정기적·통상적으로 이뤄지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집합금지 조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수본 관계자는 25일 CBS노컷뉴스에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은 통상적이고 고유한 영업활동으로 본다.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집합금지는 '일시적'인 경우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콘서트는 장소를 대관해 1~2일 동안 하다가 끝나는 '행사'로 분류되지만 방송은 한 주에 한 번씩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내부적으로는 그런 원칙 하에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JTBC의 방청객 100명 녹화에 대해서는 "지금 워낙 상황이 엄중하고, 방청객들 자체가 외출하는 것이니 무관중으로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도 최근 방송가의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제작에 혼선이 없도록 방역 관련 제작 가이드 라인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방통위가 방송사 쪽과 협력이나 논의를 한다고 알고 있다. 어느 정도 방통위에서 가이드 라인이 나오면 중수본과 정부 관계 부처 차원에서 협의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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