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손수호 변호사(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안중덕 (부산 샘터교회 목사)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입니다. 사람과 거리를 두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 하라는 뜻입니다. 대면 예배를 하지 말라는 건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목사의 이런 글을 SNS 계정을 통해 공유했습니다. 바로 코로나 시대가 전해 주는 메시지라는 글인데요. 사실 이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참고 견뎌내야 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마스크도 써야 하고 모임도 자제해야 하고 여행도 제대로 못 가죠. 또 다른 사람들하고 거리도 항상 둬야 하고. 그런데 그 이면에 이런 뜻이 담겨 있다는 거죠.
대통령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힘든 시절에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줬다는 뜻이기도 하겠습니다. 이 글처럼 생각한다면 이 어려운 코로나 시대, 이겨내는 길이 멀리 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쓴 안중덕 목사를 연결하겠는데요. 목사님 안녕하세요.
◆ 안중덕> 네, 안녕하세요.
◆ 안중덕> 사실은 좀 저는 소박하게 쓴 글이었는데 좀 놀랐어요.
◇ 손수호> 놀라셨군요.
◆ 안중덕> 감사하기도 했고요. 바쁘실 텐데 무명의 한 목사의 글을 읽고 공감을 해 주시고 또 공유까지 하셨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참 세심한 분이시구나 이런 생각 하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런데 보니까 가톨릭 신자시더라고요.
◇ 손수호> 그렇죠, 대통령이.
◆ 안중덕> 그래서 그 글이 공감 되셨나보다 이렇게 생각했죠.
◇ 손수호> 처음에 그 글을 쓸 때 어떤 동기? 또는 계기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 안중덕> 이건 사실 지난주일 설교문의 한 부분이었어요.
◇ 손수호> 설교의 한 부분이었군요.
◆ 안중덕> 네. 그러니까 지난주 내내 사실 좀 마음이 불편했죠. 교회발로 해서 이 코로나 재확산이 되고 개신교의 목사로서 좀 미안하기도 하고 또 마음이 많이 답답했어요. 그래서 보통 여러 가지 묵상을 하면서 설교를 준비하게 되는데 그 준비가 어렵다고 잘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주제도 안 정해지고 맥락도 안 나오고.
그래서 그러던 중에 문득 나도 이런데 교인들도 굉장히 혼란스러워 하시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목을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 이라고 이렇게 정해보고 설교의 마지막 부분을, 그동안 이 코로나 사태를 쭉 겪으면서 평소에 생각해 오던 것들이 있었는데 그런 거를 좀 정리해서 나눠야 되겠다. 그래서 설교에 담았던 것이죠.
◇ 손수호> 제가 일부분 소개를 해 드리기는 했는데 사실 목사님께서 직접 저희에게 다시 한 번 소개해 주시면, 읽어주시면 더 감동이 올 것 같거든요.
◆ 안중덕> 그래요?
◇ 손수호> 네.
◆ 안중덕> 이게 5가지로 돼 있는데 어떻게 다 읽어도 될까요?
◇ 손수호> 일단 다 읽어주십시오.
'사람과 거리를 두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 하라'는 뜻입니다. 사람끼리 모여 살면서 서로 다투고 상처를 주지 말라는 말입니다. 공기와 물과 자연의 생태계를 돌보며 조화롭게 살라는 말입니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 마음이 넉넉하여 모든 것들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대면 예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위안을 얻거나 사람에게 보이려고 예배당에 가지 말고 천지에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말입니다. 어디서나 고요하게 하나님을 대면하면 그 나라와 그 뜻에 가까이 이르게 될 것입니다.
'집합을 하지 말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뜻입니다.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 자랑하지 말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의 벗이 되라는 말입니다. 우는 이들과 함께 울고 무거운 짐을 홀로 진 이들과 나눠진다면 세상은 사랑으로 포근해질 것입니다.
◇ 손수호> 직접 목사님 목소리로 들으니까 더 차분해지고 내용이 더 잘 전달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사실 아까 설교의 주제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이었다고 하셨는데.
◆ 안중덕> 네.
◇ 손수호> 목사님이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이 과연 무엇인가.
◆ 안중덕> 한 마디로 하면 사랑이죠. 사회적 책임은 이웃사랑과 결을 같이한다고 보면 되겠고요. 또 교회는 사실 교회 자체를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고 세상을 위해서 세워졌고 존재하는 거죠.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등져서 도 안 되고 또 세속화돼서도 안 되죠.
사회 속에 살고 있으면서 정의롭고 평화로운 그런 세상으로 변화시켜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그 사명이 주어져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섬기는 일일 테고 또 불의하거나 불합리한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제거하는 일이고 또 사랑으로 생명을 존중하고 이런 것들이 사회적 책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에 광복절에 광화문 집회라든지 이런 모습들을 볼 때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같은 교회이고 같은 신을 믿고 같은 성경을 보는데 왜 이렇게 행동이 다른가. 그들에게 한 말씀해 주시죠.
◆ 안중덕> 우선 사회적 책임 안에는 정치도 포함은 돼 있죠.
◇ 손수호> 물론입니다.
◆ 안중덕> 그러나 여러 가지 교회에 함께하는 사람들의 그런 생각과 가치관 이런 것들이 서로 다르다 보니까 다양한 목소리들을 낼 수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회를 사유화하거나 거기에 또 사욕을 채우는 도구로 전략시키거나 전락시키거나 또 예배가 권력의 놀음장이 되거나 이렇게 만들서는 안 되죠.
그러니까 개인 욕심이 작동하기 시작하거나 집착하게 될 때 자신의 말과 행동을 진리로 착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동하게 되고요. 그러나 교회는 분명히 시대적인 사명이 있고요. 깨어 있어야 되고 또 사회를 주도해야 되는데 안타깝게도 요즘에는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그런 시대가 되었어요. 그러니까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데 신뢰를 잃어가는 일들이 생겨서 참 안타깝습니다.
◇ 손수호> 지금 이 코로나 시대, 굉장히 힘듭니다. 많은 분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면 잘 극복할 수 있을지 목사님이라면 옳은 방향을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청취자분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 안중덕> 모두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초유로 경험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무척 당황스럽고 어렵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저는 서로 연대하고 짐을 나눠지는 그런 자세 또 그런 일에 교회가 더 앞장서야 되고 그래서 좀 신뢰도 회복하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위기가 있으면 또 기회가 따라오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어렵고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이런 것들도 좀 성찰하면서 함께 극복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손수호> 성찰하면서 책임의식 가지고 극복하자는 말씀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중덕> 네, 감사합니다.
◇ 손수호> 부산샘터교회 안중덕 목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