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 이번엔 비무장 흑인 등뒤에서 무차별 총격

사고 영상 급속 확산...결렬한 항의 시위
아들 3명 총격장면 목격

차량으로 향하는 흑인 남성 제이콥 블레이크와 총을 겨누고 뒤쫓는 경찰 2명 (사진=연합뉴스)

백인 경찰관의 목에 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석달 만에 미국에서 또다시 비무장 흑인에 무차별 공격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등뒤에서 충격을 가해 중태에 빠뜨렸다.

23일(현지시간) 오후 5시쯤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은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당시 경찰은 '가정 문제'로 현장에 출동했다.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을 보면 한 흑인 남성이 거리에 주차된 차량 쪽으로 걸어가고, 복수의 백인 경찰관이 그를 향해 총을 겨눈 채 뒤따라갔다. 해당 남성은 비무장상태였다.

남성이 차량 문을 열자 경찰관은 그의 등 뒤에서 총을 7발이나 발사한다.

사고 현장 주변에 있던 한 여성은 경찰관 쪽으로 다가가 소리를 지르며 어쩔줄 몰라하기도 했다.

인권 변호사인 벤 크럼프는 트위터로 "당시 블레이크가 타려고 한 차에 그의 아들 3명이 타고 있었다"며 "그들은 경찰이 아버지를 총으로 쏘는 장면을 봤으며, 영원히 트라우마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차별 총격사건이 벌어지자 위스콘신주 법무부는 현재 이 사건을 조사 중이며, 연루된 경찰관들은 휴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이 총을 쏜 후 한 여성이 다가와 팔짝팔짝 뛰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한편, 사고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결렬한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고 시위 도중 불이 일어나기도 했다.

시위가 악화되자 당국은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시 전체에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경찰이) 위스콘신 지역 흑인 시민들을 향해 즉각적으로 무력 대응하거나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