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열었대" 단속망 피한 업장 찾는 'PC방 원정대'

문 연 PC방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비용 반반 부담해서 모텔 가실분 찾아요"
PC방 문 닫자 게이밍룸 갖춘 모텔 급부상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발령하면서 전국 대부분의 PC방이 영업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단속망을 피해 문을 연 PC방을 찾아 방문하려는 게임 인구의 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다.

정부가 기존 중위험시설이었던 PC방을 고위험시설로 격상시키면서 지난 19일 0시를 기점으로 수도권 PC방의 영업이 중단됐다. 아울러 50명 이상이 참석하는 결혼식도 금지됐다.

수도권 PC방의 영업이 중단되면서 평소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은 눈을 지방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천안의 PC방 정보를 공유하는 글과 함께 원정에 나설 사람을 찾는 글이 급증했다.

천안에서 PC방은 운영하는 한 점주는 "수도권 PC방이 마비되면서 천안으로 원정을 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라며 "신규 고객이 유입되면서 PC방 사용을 위한 회원가입도 늘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내 제동이 걸렸다. 23일 0시부터 고위험시설의 영업 정지가 전국으로 확대됐고 이때문에 천안의 PC방도 영업을 멈췄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손님이 감소하면서 타격을 입었던 업주들은 사정이 나아지길 기대했지만 오히려 확산세가 증가하면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다.

대전의 한 PC방 점주는 "어제부터 영업 문의 전화만 100통 정도 받았다. 서울에서 사람들과 내려갈 테니 문을 열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영업을 했다간 벌금을 내야 하는 데 나더러 위험을 감수하란 말이냐"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정부 발표를 비웃듯 몰래 영업을 하고 있는 얌체 업장의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점주는 "조금 전에도 시청에 더 철저하게 단속해달라고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오히려 잘 지키는 점주들만 피해를 보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카카오톡 오픈카톡방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계속 영업 중인 PC방을 찾고 있지만 단속망을 피해 암암리에 영업이 이뤄지고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용 반반 부담하실 분 찾아요"…게이밍룸 갖춘 모텔 호황

전국 대부분의 PC방의 영업이 중단되면서 고사양의 컴퓨터로 '게이밍룸'을 갖춘 모텔이 게임 인구의 갈증을 풀어주는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비용을 반반 부담해 함께 게이밍룸 가실 분 찾습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추세다.

숙박업소 예약 앱의 경우 '커플 PC 모텔 기획전'으로 고객들이 쉽게 게이밍룸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일부 숙박업소는 게이밍룸 사진을 소개 사진 메인으로 배치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섰고 몇몇 업소의 경우 평소보다 더 높은 금액을 책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더라도 안락한 공간에서 게임과 휴식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게이밍룸의 수요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서울에서 게이밍룸이 있는 모텔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PC방이 영업을 중단한 시점부터 게이밍룸은 계속 예약이 되고 있는 상태다. 다른 방에 비해 비용이 다소 높은 편이지만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줄을 서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른 방의 컴퓨터 사양을 묻는 전화도 적잖이 오고 있다"라며 "컴퓨터를 추가로 설치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PC방이 다시 영업을 시작하면 방문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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