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는 이날 "낙태의 비범죄화를 위해 형법 제27장(낙태의 죄)을 폐지하는 개정안을 마련하라"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다만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 없이 낙태하게 하거나 이를 통해 여성을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을 처벌하는 '부동의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제 270조의 제2항과 3항은 보완해 제25장(상해와 폭행의 죄)에 둘 것"도 함께 권고했다.
정책위는 이 밖에도 "법무부는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의 관계부처 및 시민 사회단체와 협력해 국민의 성과 재생산‧건강권을 보장하며 원하지 않은 임신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태아가 건강‧안전‧행복하게 출생‧성장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정책위는 이 같은 권고의 근거로 지난해 4월 헌재의 낙태죄 관련 결정을 들었다. 당시 헌재는 낙태를 한 부녀와 의사에 대한 처벌이 명시된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임신 22주 내외'를 태아가 모체를 떠나 독자적인 생존을 할 수 있는 시점으로 보고 그 이전까지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때문에 낙태 허용 범위와 관련 '임신 주수'가 쟁점으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정책위는 이 같은 구분법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책위는 "임신 주수별로 낙태의 허용과 조건부 허용, 불허용으로 처벌 기준을 달리하는 건 신체적 조건과 상황이 개인마다 다르고, 정확한 임신 주수를 인지하거나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음에도 획일적으로 일정한 임신주수를 기준으로 형벌을 면제하거나 부과하는 것"이라며 "형사처벌 기준의 명확성에 어긋나 타당치 않다"고 했다.
정책위는 또 UN(국제연합)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위원회 등 국제기구가 우리 정부에 '낙태의 비범죄화'를 권고한 사실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권고안이 현실화 되면) 여성의 임신, 출산에 관한 자기결정권, 성과 재생산‧건강권 등의 인권 신장과 양성 평등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정책위의 권고안에 대해 "정부 입장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법무부는 이번 권고사항을 비롯해 추가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입법 시한인 올해 12월31일 내에 차질없이 후속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