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의 경우 코로나19 치명률이 더욱 높은 데다, 이들이 사회복지시설 등 고위험 시설에서의 감염고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대다수 고령층…일반 확진자보다 '더 위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신도들이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참석하고, 정부의 방역조치에 반발하는 등의 행보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나흘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2차 팬데믹 기로에 놓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전 목사를 고발해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3일 5명 △14일 19명 △15일 59명 △16일 249명 △17일 319명 순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연령별 통계(454명 기준)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중 상당수가 고령층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60대는 26.2%, △70대는 10.1%, △80대 이상은 1.5%를 차지한다. 60대 이상이 약 38%를 차지하는 셈이다.
고령층의 경우 기저질환이 많고 면역력도 낮아 코로나19에 취약하다. 젊은층에 비해 증세가 중증으로 쉽게 발전하고,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실제로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치명률은 △60대 1.97% △70대 8.75% △80대 이상 24.32%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치명률(1.98%)과 비교할 때 차이는 더 크다.
혹여라도 무증상 감염자들이 고령층이 밀집해있는 요양병원이나 양로원, 노인정 등을 방문했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이미 새마음요양병원에서 1명, 암사동 어르신방문요양병원에서 1명 등 일부 사회복지시설에서는 사랑제일교회 발(發) 2차 전파가 이루어진 상태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고령자분들이 계신 사회복지시설, 요양시설 등도 감염을 막아야 될 최후의 장소"라며 "인명피해를 막는다는 심정으로 거리두기와 마스크를 예외 없이 착용해달라"고 호소했다.
◇사랑제일교회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 신천지 보다 2.6배 높아
이단 신천지 관련 확진자(5214명 기준)의 연령별 통계를 보면, △20대가 37.5%, △30대가 10.5%를 기록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령층 확진자 비율은 낮았다. △60대 9.9%, △70대 3.5%, △80대 이상 0.9%였다. 사랑제일교회의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38%)이 이단 신천지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14.3%)보다 2.6배 더 높은 셈이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로는 지난 2~3월의 신천지 집단발생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주에 서울, 경기 지역의 확산세를 막지 못한다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의 일상이 멈출 수 있고, 노약자의 안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사랑제일교회 사태가 불러올 연쇄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60대 이상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다 보면 당연히 중증환자가 많이 늘고, 이는 곧 사망률 증가로 이어진다"며 "확진자들이 혹여 자기 증상이나 증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요양병원 등으로 전파를 일으킬 경우에는 의료기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특히 중증환자 진료체계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진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중환자가 늘어나면 코로나19 환자뿐 아니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다른 중증질환자들의 사망률도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중 중환자는 없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진행경과를 고려할 때 이번주 후반부터 중환자 수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