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SNS에 올린 글에는 분노가 녹아있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8·15 광복절 집회로 지역 전파 우려가 커지자 이를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이다.
청와대는 노영민 비서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코로나19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현재 코로나19의 확산세와 감염 경로 등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현재의 상황을 엄중하다고 인식하고 내각을 향해 범정부적인 대응과 방역 방해자들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지시했다.
지난주 청와대 수석급 참모진들이 대거 교체된데 이어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청와대는 코로나19 확산세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다시 국정 추진력과 내부 기강을 다잡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하루에 두 차례에 강도높은 메시지를 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전날 벌어진 광화문 집회에서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방역 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은 위험천만한 모습이 미디어 등을 통해 노출되자 심각성을 인지하고 엄정 대응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 교회발 집단감염이 지난 2~3월 대구 신천지 발 집단감염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보고 초기에 범정부적인 대응을 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유행에 반해 국내에서 수개월간 진정세를 보여왔고 이를 문재인 정부가 'K방역'의 성과로 자부해온 만큼,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지면 안된다는 위기 의식도 반영돼 있다.
서울시에 이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전 목사를 자가격리 위반 및 역학조사 방해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이어 신도들이나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신속한 검사를 받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며 강력 경고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번주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방역에 총력을 가하며, 코로나19 확산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추가 대응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