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은 홍경표 촬영감독이 맡았다. '촬영의 신' '빛의 장인'으로 불리는 홍 감독은 이미 '기생충' '곡성' '설국열차' 등으로 탁월한 감각을 입증한 바 있다.
이 영화는 마지막 청부살인 임무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한국 태국 일본을 오가며 촬영됐다. 그만큼 각국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홍 감독은 "일본, 한국 그리고 태국 방콕이라는 공간을 분리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영화의 색감과 톤을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카메라 움직임도 이야기 흐름에 맞춰 일본과 한국에서는 정적인 촬영을 하고, 방콕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주인공을 따라가는 방식을 끝까지 견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 묘미로 꼽히는 요소는 실감나는 액션신이다. 스피드와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면서도 새롭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담아낸 덕이다.
홍 감독은 "공간이 바뀌면 액션 스타일도 바뀌기 때문에 로케이션마다 중점적으로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게 설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카체이싱이 벌어지는 방콕 랑야오 거리 장면은 와이드 앵글을 통해 넓은 공간과 스피드를 살렸다. 인남과 레이가 처음으로 격돌하는 사핫킷 호텔 장면 역시 좁은 복도와 방에서 벌어지는 액션을 강조했다.
인천 횟집 붉은 석양 장면 역시 관객들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이다.
홍 감독은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찍어야 해서 촬영 전에 카메라 배치와 리허설을 다 끝내고 시간대를 기다렸다"고 했다. 철저한 준비와 오랜 기다림으로 인남의 정서를 표현할 붉은 빛 하늘을 완벽하게 잡아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