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200명대 후반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2의 신천지발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정부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노영민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상황 점검 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각 부처에 총 4가지 사항을 지시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279명으로 5개월만에 최다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코로나 방역에 중대 고비"라며 "정부는 범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코로나 확산 저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번째로 재확산의 고리가 되고 있는 일부 교회를 향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교회에 대해서는 진단 검사와 역학 조사를 취하고, 자가 격리를 통해 지역 사회로 코로나19가 전파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방역을 방해하는 일체의 위법 행동에 대해 국민 안전과 법치 확립 차원에서 엄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8·15 광화문 집회 참석자와 가족들 및 접촉자들은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조속한 자가격리와 함께 진단 검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 메시지를 통해서도 자가 격리 대상자를 포함해 일부 교회의 집회 참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격리 대상자들이 대규모로 집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국가 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단언했다.
청와대는 전날 집회에 부산, 경남, 대구 등 영남지역 교인들이 대거 집회에 참여했던 만큼 수도권을 넘어 지역사회로 전파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그간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간신히 막아왔던 상황에서 순식간에 공든 탑이 무너질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들은 현재의 국면이 올해 초 신천지발 집단감염 사태 못지 않은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보고 초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그만큼 현재의 상황이 엄중하고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정부 내각에 지시한 내용이며, 이에 대한 구체적 조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나올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