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5달만에 '극(克)'코로나19

코스피 3월 19일 1439→8월 13일 2458, 1000pt↑
막대한 유동성 바탕 상승장 계속…'2850' 전망도
실물경제와 괴리, 큰손 외국인은 눈치보기 여전
'빚투' 신용잔고 15.6조원 등 불안요인도 많아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폭락했던 코스피 지수가 지난 5개월 사이 1000포인트 가량 상승하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물론, 역대 최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당분간 대세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실물경제와의 괴리, 돌아오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그리고 무리한 '빚투' 등 불안 요소도 산재해 있다.

◇ 드라마틱한 'V'자 반등…1000포인트 상승


지난해 말 2년여를 끌어온 미중 무역전쟁을 봉합하는 무역합의가 도출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오랜 박스권 장세를 마무리하고 올해 1월 20일 장중 2277.23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이 사상 초유의 팬데믹으로 이어지면서 지수는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고 연고점을 찍은지 2달 만에 지수는 1439.43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주요국 경제가 셧다운에 들어가는 등 최악의 경제침체가 엄습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는 이에 아랑곳 않고 우상향을 거듭해 지난 7월 30일 장중 지수는 1월에 기록한 연고점을 넘어섰고, 지난 13일에는 장중 2458.17까지 오르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국내증시의 이같은 'V'자 회복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물론 각국이 통화·재정정책을 동원해 막대한 유동성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김성기 기자)
그 결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이번달 들어 31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지난달 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또,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계좌에 넣어놓은 고객 예탁금은 14일 현재 50.3조원에 달한다. 지난 연말 25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나 증가한 수치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인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갈곳을 잃은 가운데 활황을 거듭하고 있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그 중심에는 개인투자자 즉, '동학개미'가 자리잡고 있다.

◇ '대세 상승' 전망 우세하지만 불안요인도 여전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갑자기 거둬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따라서 유동성의 힘을 바탕으로 한 국내 증시 상승세 역시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실제로 2~3달 전까지만 해도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2100~2200선 정도로 예측했던 각 증권사들은 최근 앞다퉈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향후 1년내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2850선으로 대폭 상향조정했고, 현대차증권과 KB증권도 각각 2650선과 2570선으로 전망치를 상향하며 유동성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물경제 회복이 주가 상승분에 턱없이 못미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지수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6개 상장사의 지난 2분기 잠정 매출액은 300.3조원, 영업이익은 24.5조원으로, 전년 동기 366조원과 28.4조원에 크게 못미친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주가 지수는 전년 최고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고평가 지적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6일 기준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84배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올해 초까지 2년 가까이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금 격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여기다 코로나19로 국내 증시를 떠난 외국인 투자자들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추가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다. 외국인은 지난 7월말 기준 국내 상장주식 25.6조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비록 7월에 외국인이 순매수(0.6조원)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장기투자로 시장 전체를 사는 패시브 자금 유입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대신 차익실현을 위한 종목별 단기투자만 소폭 늘어났다.

여기다 '동학개미'의 대규모 주식시장 참여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최근들어 레버리지 투자, 즉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투자를 위해 단기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4일 기준 15.6조원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평균(9.7조원) 대비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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