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이하 WMO)에서 자료를 집계하는 국가가 11개국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꼴찌 수준이다. KIM 구축에는 800억원 가까운 혈세가 투입됐다.
◇"3위 → 9위"…예보 정확도 급락
평균제곱근오차는 실제 기상과 수치모델이 예측한 기상의 차이가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수치(작을수록 예보가 정확), 이상상관계수는 실제 기상과 수치 모델이 예측한 기상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수치(클수록 정확)다.
그러나 같은 평가방식을 적용해 KIM의 예보 정확도를 계산한 결과 평균제곱근오차는 커지고, 이상상관계수는 떨어졌다. 각각 세계 9위 수준으로 예보 정확도가 급락한 결과다.
수치예보모델은 정확한 기상예보를 하는 업무에 있어 4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상관측자료 품질(32%), 예보관 역량(28%) 등 다른 요소에 비해 훨씬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은 또 과거 기상청이 오보 논란이 있을 때마다 대책으로 강조해왔다. 2016년 8월 오보 논란 당시 기상청은 중장기 대책 중 하나로 '한국형 수치모델 현업화'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감사는 올해 3월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 사업의 타당성 유무와 기상청의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라 진행됐다.
◇기상청 "KIM은 신제품…2년 내 現수준 도달"
KIM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 동안 78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든 모델이다.
기상청이 기존에 사용해온 모델은 영국 수치예보모델(Unified Model, 이하 UM)로,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보완해서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KIM의 정확도가 UM보다도 떨어진다는 감사원의 지적은 기상청으로서는 뼈 아픈 대목이다.
한 전직 기상청 간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평균제곱근오차나 이상상관계수의 수치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기상청은 고작 수개월 운용된 KIM의 정확도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반박한다.
기상청 윤기한 부대변인은 "KIM은 이제 막 나온 신제품 같은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테스트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보완될 것"이라며 "2년 내에 현재의 UM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UM과 KIM을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KIM의 도입이 당장 예보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2017년 기상청의 비 예보 적중률이 46%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기상청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70.2점, 신뢰도는 69.3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