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 부산서면파는 지난 1991년 두목 강모씨를 중심으로 결성돼 서면 일대에서 각종 범죄를 저질러 오다, 지난 2007년 두목 강 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조직이 급속히 약화됐다.
이 틈을 타 인근 부산 부전동과 초읍동을 기반으로 한 부전동파, 이른바 ''물개파''가 서면일대 유흥주점과 오락실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서면파는 조직원이 칠성파 조직원에게 살해당하기도 하는 등 세력이 급속히 약화되자, 부산 범일동 일대 조방 인근을 기반으로 하고 있던 유태파에 눈을 돌렸다.
유태파도 당시 부두목의 구속 등으로 세가 떨어진 상황이었고 서로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3월 결국 두 세력이 전격 통합해 ''통합서면파''가 생겨났다.
서면파의 세력이 커지자 인근의 물개파가 조직간 전쟁을 선포했고, 서면 복개천 등에서 몇차례 충돌위기를 겪은 이들의 세력다툼은 급기야 지난해 7월 물개파 40명과 서면파 10명이 회칼 등으로 정면충돌한 초읍동 오락실 난동사건으로 터져나오게 된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경찰(부산해양경찰서 4명, 부산경찰청 3명) 인력까지 지원을 받아 10개월여에 걸쳐 적발한 두 조직의 조직원은 모두 146명으로, 이중 양측 행동대장을 포함한 51명이 붙잡혀 33명이 구속됐다.
검찰은 특히 이들 조직이 유흥업소와 오락실 업주를 상대로 한 조직적인 보호비 갈취와 채권추심 등 청부폭력, 상대조직에 대한 보복 등 조직성 범죄 70여 건을 적발해, 이들 조직과 조직원을 범죄단체 구성 또는 범죄단체 가입 혐의로 기소했다.
범죄단체 구성 혐의가 적용될 경우 조직에 가입한 것만으로도 징역 2년형을 받게 된다.
실제로 이들 조직은 ''형님지시는 무조건 따른다'', ''조직을 이탈하면 반드시 응징한다'', "2년이상 선배와 맞담배를 피지 않는다" 등의 조직규율을 갖추고, 조직원 간에 정기적인 단합대회 등을 열어온 사실이 밝혀져 검찰은 범죄단체 구성 또는 활동 혐의를 입증하는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부산에서 2000년대 이후 칠성파 조직의 급격한 팽창으로 갈등구조가 형성되고, 기존 폭력조직의 재편 움직임 때문에 다른 지역과 달리 폭력조직간의 집단충돌이 빈발하는 것으로 보고 폭력조직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조직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부 고발자에게 진술에 대한 혜택을 주는 ''면책조건부 진술 제도'', 이른바 ''플리바게닝 제도''가 도입될 필요성이 있고, 수사협조자를 실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증인보호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