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현산의 단독회동 결단에도 높아지는 노딜 가능성

현산, 대면협상 파트너로 산은 대신 금호 지목…노딜 염두한 선택 분석도

(사진=자료사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거래종결 시한인 12일을 코앞에 두고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의 대면협상이 성사되면서 노딜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하지만 양측이 재실사를 두고 입장차가 큰데다 현산이 대면협상 파트너로 산업은행이 아닌 금호산업을 지목한 점을 두고 노딜을 염두해 둔 명분쌓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현산이 금호산업의 대면협상 제의를 수용한다고 밝힌 데 이어 금호산업도 현산의 대면 협상 수락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협의 일정과 장소 조율은 실무자간 연락을 취해 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2일로 예정됐던 계약해지 통보는 양사간 대표이사의 만남 이후로 미뤄졌다.

관련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의 잇따른 대면협상 요구와 산은의 최후통첩에도 요지부동이었던 현산이 입장을 180도 바꿔 대면협상을 결정한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12주 재실사를 요청했던 현산은 지난 6일까지만 해도 채권단의 거듭되는 대면협상 요구에 "상식에 벗어난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나흘만에 돌연 입장을 바꿔 "인수인과 매도인이 서로 만나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며 대면협상을 전격 수용했다.

계약 파기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파국으로 치닫던 인수합병 논의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지만, 인수합병이 극적 타결을 이룰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특히 현산이 이번 대면협상 파트너로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아닌 금호산업을 지목한 점은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현산측인 정몽규 회장은 이미 이동걸 산은 회장과 두 차례 만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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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협상을 진행한 산은을 두고 새롭게 금호산업과 대면협상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산이 딜 무산을 염두해 두고 국책은행인 산은 대신 금호산업을 협상 파트너로 지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계약금 2천500억원을 두고 향후 소송전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국책은행과 다시 만나 불편한 관계를 이어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재실사를 두고 양측의 입장차가 큰 점도 노딜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9일 대면협상을 받아들인 현산은 이번 대면협상은 재실사를 전제로 하는 만남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현산의 요구대로 금호측이 재실사를 진행할 경우 현산은 코로나19로 인한 기업가치 변동을 이유로 들며 구주 가격을 깎을 가능성이 크다. 구주 매각 대금으로 그룹 재건을 계획중이던 금호산업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면협상 일정과 장소가 확정된 바가 없다"며 "인수합병이 물밑에서 진행되는 만큼 만남도 비밀리에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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