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D램 가격' 하락…K반도체 '위기' 맞을까

7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일제히 하락세 전환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 하반기가 시작되자마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업계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속에서도 올 1·2분기 '깜짝 실적'을 이끌어냈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 등으로 인해 화상회의와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서버와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해 때아닌 호황을 누린 것이다.

올 2분기 실적 발표때만 해도 업계는 올 3분기도 상반기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 국가들의 부분적인 경제 활동 재개와 함께 5G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고 신제품 출시가 예정된 게임 콘솔 등에서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현실은 전망과는 사뭇 달랐다.

7월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기업간 거래에 쓰이는 가격)이 전달보다 6% 하락한 것이다.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전달 대비 5~6% 떨어졌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7월 서버용 D램(32GB) 가격은 6월보다 6.39% 하락한 134달러를 기록했다.

서버용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부터 꾸준히 상승했고,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서버와 클라우드 수요가 늘면서 귀한 몸값이 됐다. 하지만 터닝 포인트가 형성됐다.

7월들어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든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이는 서버·클라우드 업체들이 올 상반기 공급망 차질을 우려해 반도체를 대거 사들인 것이 재고로 남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 D램 고정거래가격(7월)도 전달보다 5.44% 하락한 3.13달러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6.2% 하락한 4.39달러였다. 올 들어 이들 제품 가격이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소매거래가 이뤄지는 현물시장에서는 이미 지난 4월 초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났다. 현물가격은 통상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이제 관심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에 쏠리고 있다. 당장 3분기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드는 모바일용 메모리인 LPDDR4X(8GB)의 3분기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29.5달러로 2분기 대비 8.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속에서도 수출 등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됐던 반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업계에서는 7월들어 시작된 D램 가격 하락세가 내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하반기 콘솔 게임 신제품 출시에 따른 그래픽 D램과 SSD 낸드 등의 판매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D램 가격 하락은 단기적으로 끝나 올해 하반기가 가격 저점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성장 추세는 견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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