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유망주’ 안요한, 한국전력 센터로 코트 복귀

2015년 은퇴 후 6시즌 만의 복귀

과거 한국전력에서 활약하다가 은퇴했던 안요한은 센터로 변신해 V-리그로 복귀한다.(의왕=오해원기자)
현역 은퇴 후 트레이너와 코치, 통역, 그리고 다시 선수로. ‘왕년의 유망주’ 안요한이 코트로 돌아온다.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은 7일 한국배구연맹에 안요한을 2020~2021시즌 선수로 등록 신청했다. 약 6주의 테스트를 받은 안요한은 구단의 최종 합격점을 받아 다시 선수로 V-리그에 나설 기회를 얻었다.

2012~2013시즌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로 한국전력의 지명을 받아 V-리그에 뛰어든 그는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코트를 떠났다. 두 시즌간 12경기에 출전해 13득점한 것이 그가 V-리그에 남긴 기록의 전부였다. 오히려 2013~2014시즌을 결산하는 시상식에서 선보인 멋진 춤 실력이 배구팬에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배구선수 출신 부모의 피를 물려받은 그는 고교 시절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 부상이 계속됐고,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가능성만으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짧은 프로 생활만 맛본 채 은퇴식을 맞아야 했다. 은퇴 이후 군대도 다녀왔고, 결혼도 했다. 친정팀에서 통역 겸 외국인 코치로 활약하며 배구와의 인연을 이어온 안요한은 먼 길을 돌아 다시 코트로 돌아온다. 전격 선수 복귀다.


현재 한국전력은 조근호와 박태환, 박지윤까지 3명의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량이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은 2년차 박지윤이 정강이 피로골절로 선수 보호를 위해 훈련에서 제외된 상태.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센터 포지션을 소화할 선수가 두 명뿐이다.

안요한은 한국전력 선수단에 합류 후 6주간 훈련하며 몸무게를 15kg이나 감량할 정도로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의왕=오해원기자)
이런 가운데 장병철 감독은 안요한의 코트 복귀 가능성을 시험했다. 안요한은 6주 동안 무려 15kg이나 감량하며 코트 복귀의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 안요한은 V-리그에 나설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경기도 의왕의 한국전력 체육관에서 만난 안요한은 “기적 같은 일이다. 은퇴 후 다시 코트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며 “은퇴 후 결혼을 해서 아내가 선수로 활약하는 모습을 못 봤는데 다시 코트에 서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가족 모두가 (선수 복귀를) 응원해주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안요한의 두 번째 V-리그 데뷔는 레프트가 아닌 센터. 하지만 낯선 포지션은 아니었다. “대학교 때, 그리고 프로에 와서도 센터를 해봤다”는 안요한은 “친숙하지 않아도 해본 포지션이라 어려운 감은 있지만 재미있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소속팀의 부족한 선수 자원 탓에 코트에 복귀하지만 당장 주전 자리를 꿰찰 수는 없다. 경쟁은 필수다. “신인 드래프트도 있고, 전역하는 선수도 있다. 서로 경쟁하며 좋은 시너지를 내고 싶다”는 안요한은 “주전, 비주전 상관없이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목표를 선보였다.

이를 지켜본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센터 포지션의 선수가 부족해 다방면으로 선수 영입을 위해 노력했는데 실패했다. 그러던 중 안요한 코치가 가능하겠다 싶어서 본인 의사를 물었다”며 “레프트 출신이라 기본기도 있고, 본인의 절실함도 있다. 무엇보다 파이팅이 좋다.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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