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3)이 주무기 체인지업을 되찾았다. 지난 등판에서 워싱턴 내셔널스 타자들은 류현진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하지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는 달랐다. 32개를 던졌는데 그 중 14개에서 헛스윙이 나왔다.
다른 구종과의 조화가 좋았다. 빠른 공이 살아나면서 체인지업은 공략하기 더 어려운 공이 됐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와의 원정경기에서 패스트볼 계열 구종의 평균속도 144.8km를 기록했다. 지난 워싱턴전에서 기록한 속도 142.4km보다 눈에 띄게 나아졌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동안 볼넷 3개를 내줬지만 안타를 1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탈삼진은 무려 8개를 솎아냈다. 실점없이 자신의 임무를 마친 류현진은 토론토가 2대1로 승리하면서 시즌 첫 승(1패)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애틀랜타전을 앞두고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워싱턴전에서 잘 이뤄지지 않았던 부분을 불과 6일 만에 수정, 보완했다.
특히 커터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류현진은 이날 커터 27개를 던졌고 평균속도는 139.1km가 나왔다. 이는 지난 경기 평균속도 135.3km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포심패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다 오른손 타자의 몸쪽 아래쪽으로 꺾이는 커터는 제구력만 뒷받침되면 헛스윙이나 빗맞은 타구를 유도할 수 있는 구종이다.
류현진은 이날 오른손 타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커터를 구사했다. 특히 몸쪽 승부가 효과를 봤다. 몸쪽 공을 염두에 둬야 했던 타자들은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쉽게 건드릴 수 없었다.
커터의 구속 증가는 류현진이 의도한 것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MLB닷컴을 통해 자신이 던지는 커터의 핵심은 구속이 포심패스트볼과 최대한 비슷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지난 2경기에서 커터는 슬라이더에 더 가까웠다. 속도는 느리고 (꺾이는) 각은 더 컸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이었다. 오늘은 더 빠르고 덜 꺾이는, 내가 원하는 커터가 나왔다"고 만족했다.
류현진은 적응 능력이 뛰어난 투수다. 지난 워싱턴전에서 4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캐나다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이 구속이 덜 나오는 위기 속에서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 경기 중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시즌 첫 패전 후 류현진에게는 5일의 휴식 시간이 있었다.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류현진은 빅리그 입성 후 특정 구종의 위력이 떨어지면 이를 보완하거나 새로운 구종을 장착했고 어깨 수술 후 구속이 떨어진 이후에는 팔색조로 변신했다. 위기가 올 때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는 능력은 그가 지난해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