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서 본 한일 갈등 "日 수출규제, 韓에 간지러웠다"

中 인민망 "수출규제, 한국에 '간지러운 수준'"
산케이 "보복조치, 한국이 사죄할 때까지.."
SCMP "트럼프, 북미회담 카드 꺼낼 수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8월 5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임상훈(국제문제평론가)


◇ 정관용> 외신에 보도된 우리 모습 살펴보는 ‘밖에서 본 한국’. 국제문제평론가 인문결연구소 임상훈 소장과 함께 합니다.

◆ 임상훈> 안녕하세요.

◇ 정관용> 레베논 베이루트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있어났잖아요. 저희 1부에서도 간략히 다뤘는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 가능성을 언급했다는데 외신들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어요?

◆ 임상훈>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시 상황을 볼 때 끔찍한 폭탄 공격을 받은 것 같다”, “일부 장성들이 그렇게 보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정작 미국 국방부는 베이루트에서 공격 징후는 없었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CNN이 미 국방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한 걸 보면 “공격으로 볼 단서가 없다”, “실제 공격으로 폭발이 일어났다면 일대 미군 보호를 위해 미국이 병력을 움직였을텐데 그런 조치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트럼프가 이런 가능성을 언급하는 건 아마 헤즈볼라 염두에 둔 듯 합니다. 폭발의 성격상 공격에 의한 폭발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시아파 민병대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정치‧사회 전반을 장악하고 있지만, 미국은 헤즈볼라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숙적인 이란 군부와 가깝게 지내면서 미국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사고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테러 공격이냐 단순 사고냐. 정확한 원인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고요

◆ 임상훈>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폭발 원인이 질산암모늄이 아닌 군사용 폭발물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실제로 중동에서 활동했던 로버트 베어 전 CIA 요원이 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창고에 질산암모늄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게 대규모 폭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폭발 현장에 질산암모늄뿐 아니라 탄약 등 군수품과 추진 연료 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특히 "폭발 당시 공 모양의 오렌지색 화염“이 나타난 것을 두고 이건 분명한 군사적 폭발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레바논에서 일했다면서, ”그들은 군사용 폭발물을 항구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는데요. 그러면서도 이번 폭발은 사고로 추정된다면서 테러의 증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 정관용> 지난달 말 빌 게이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코로나19에 공동대응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왔잖아요. 국내에서 여러가지 해석이 있었는데, 외국에서도 보도가 나왔나요?

◆ 임상훈> 직후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관련 기사들을 얼핏 보면 단순한 사실관계 정도로 보이고, 그보다 빌 게이츠 이사장이 왜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신을 보냈을까 이 부분이 더 궁금할 수 있는데요. 빌 게이츠 이사장이 미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먼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2015년에도 한 강연에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빌 게이츠 이사장은 미래에 인류를 위협하는 적은 미사일이 아니라 전염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염병을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의료IT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치적으로 빌 게이츠 이사장은 공화당,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 보건 관련 인식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상황은 절망적인 수준이고, 백신 개발과 관련해서도 빌 게이츠 이사장은 미국이 백신을 개발해도 자국 이기주의에 빠져 지구촌의 다른 나라들은 백신에서 소외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고, 심지어 온갖 음모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런데 왜 한국을 파트너로 생각했을까요?

◆ 임상훈> 이번 코로나 19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보여준 민주주의적이고 기술 선진적인 모습에 상당한 감동을 받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인터뷰, 강연 등에서 수차례 걸쳐 한국처럼 방역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었고요. 대표적인 것이 4월 초 더 데일리 쇼에 출연해 한국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리고 며칠 후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한국과 협력하겠다고 말했죠. 그리고 한 달 후 KT에 감염병 연구 명목으로 3년간 총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게이츠 이사장이 아내와 만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게이츠 재단)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감염병 조기진단 시스템을 그리고 있는데, 그것이 한국에서 실현될 것 같다는 기대 하에 KT에 투자를 했을 거라는 거죠?

◆ 임상훈> 그렇습니다. 그것이 게이츠 이사장이 한국에 거는 기대 가운데 기술분야고요. 그 다음 두번째로 게이츠 이사장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백신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자칫 백신 이기주의로 흘러 국제사회에서 심각한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촌 모든 국가들이 백신의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민간국제기구를 포함 여러 기구들이 코벡스라고 하는 백신공급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데, 한국이 여기 힘을 싣고 있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게이츠 재단은 이 시스템에 큰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고요. 결국 게이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부 선진국들의 백신 이기주의에 맞서 백신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고 할 수 있는 건데요. 지난 달 말 미국의 뉴스위크지는 관련기사를 통해서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선두권이 있다면서 그 외에 빌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과 합동으로 역시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하면서 빌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정부와 협력해 전 세계의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 정관용> 일부 선진국들의 백신 이기주의에 맞서 누구나 접근 가능한 백신을 위해 한국 정부와 협력하고자 한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일본제철에 대한 자산압류 결정에 대해 일본에서도 보도가 나왔을 텐데요.

◆ 임상훈> 국내에서도 보도됐습니다만 일본은 보복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다수의 일본 언론들은 예상 가능한 일본 정부의 보복조치로 관세인상, 송금 금지, 비자 제한 등을 들고 있고요. 대표적인 극우성향을 보이는 산케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서 적극적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5일 사설에서 이 신문은 일본 기업의 자산이 부당하게 빼앗긴다면 엄격한 대한 제재를 단행해서 한국이 사죄할 때까지 풀어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보성향의 마이니치 신문은 역시 5일자 사설을 통해 일본정부는 자국민 재산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대응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도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마이니치 신문은 한국을 향해서는 삼권분립 차원에서 사법판단에 개입할 수 없다고 하지만 국제관계까지 국내 사법 판단이 미치지는 않는다면서 한국 정부가 더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요.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동시에 조용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협력의 자세도 소중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징용 배상 촉구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관련해서, 일본이 우리에게 수출규제를 취한지 1년이 지났잖아요. 이후 한국 대응에 대한 외신 보도도 있었다고요?

◆ 임상훈> 중국 인민망이 지난 달 30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이 신문은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지난 1년 동안 일본 수입품에 대한 한국의 의존도는 높아지기는커녕 낮아졌다고 전했습니다. 2019년 한국의 일본에 대한 수입 비중은 한 자릿수로 줄어들어 총수입 규모의 9.5%에 그쳤다고 이 신문은 전하고 있는데요. 인민망은 일본정부가 2019년 수출규제를 실시하자마자 한국 정부는 민간과 협력해서 핵심 상품 국산화를 가속하고 수입 다양화 등의 방식을 통해 국내 물품을 안정화 했다면서 예상과 달리 한국 기업들에 대한 부품 공급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인민망은 그러면서 일본과 거래를 하는 한국 기업 30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압도적 다수가 피해가 없었다고 답했다면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한국 기업에 미친 영항은 간지러운 수준이었다고 전했습니다.

◇ 정관용> 간지러운 수준이다. 통쾌한 평가네요. 또 우리 경제소식 가져오셨죠?

◆ 임상훈> 네. 한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보도들이 최근 국내에서도 많이 나왔습니다만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라는 건 잘 알려진 일이고,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외신들이 한국의 6월 산업생산이 2009년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는 보도들을 내놓았습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지난 달 31일자 보도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이는 예상보다 더 큰 폭의 증가세였고, 코로나19 충격이 지나갔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그렇게 되면서 3분기 경기 반등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의 말을 인용했는데요. 종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5월에 비해 3.8%, 자동차 22.9%, 전기장치 13.7% 급증했다고 전하면서 다만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신화통신도 같은 내용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 정관용> 이번엔 외교소식으로 갑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가도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한반도 문제를 막판 뒤집기 카드로 택할 가능성이 제기 됐다? 무슨 이야기인가요?

◆ 임상훈> 그렇습니다. 홍콩의 SCMP가 3일자 보도에서 전한 건데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워싱턴 정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이 임박하면서 선거 막판에 유권자의 표심과 판세에 영향을 주기 위해 소위 10월 서프라이즈를 준비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것이 북미정상회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최근까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게 열세를 면치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는 카드라는 건데요. 이 신문은 지난달 미국의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에 글을 게재한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국장의 글을 언급하면서 북한과 협상이 타결된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차나 비행기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한 곳에서 3차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정관용> 시간상 가능할까요?

◆ 임상훈> 사실 쉽지는 않은 옵션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은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인데요. 현재의 지지도 차이로는 남은 기간 뒤집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그 사이 국내문제, 예를 들어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은 충격적이고, 코로나 확산은 통제가 안 되고 있는데다가 외교문제들 어디에도 반전을 일을킬 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한데, 그나마 한반도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 캠프 입장에서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있다고 계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이라는 건데요. 무역, 기술전쟁, 홍콩 문제 등으로 미국과 최악의 관계에 있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용인해줄 리가 있겠느냐는 회의적 장애물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0월 깜짝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먼저 미중간의 관계에 변화나 또는 물밑 협상은 있어야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함께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 정관용> <밖에서 본 한국>, 국제문제평론가 인문결연구소 임상훈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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