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北)과 맞닿은 도시답게 정하영(58) 김포시장은 제일 먼저 '평화'를 꼽았다. 그 다음이 '관광'이었다. 평화와 관광을 핵심 모티브로 김포시의 백년대계를 짜겠다는 게 정 시장의 구상이다.
◇특구 통해 평화·관광 증진, 교통망 확충도 관건
정하영 시장은 지난달 28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으로 지방정부가 남북교류의 주체로 나설 것"이라며 "김포가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통진읍과 월곶·하성면 일대 640여만㎡ 부지에 이른바 평화(통일)경제특구를 지정해 산업단지를 통한 남북경제협력을 이뤄 한반도 평화와 지역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
또 이 특구에 관광단지를 조성해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을 중심으로 대명항과 관방유적, 전류리 포구와 경인아라뱃길로 이어지는 관광벨트를 구축할 방침이다.
흉물스럽게 한강변을 가로막던 철책은 내년부터 철거에 들어가, 일대에 수변 여가시설과 산책로 등을 갖춘 친수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더불어 교통은 서울 직장인이 많이 사는 김포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광역버스 노선 확대와 김포지하철 개통으로도 주민들은 여전히 '출·퇴근길 교통지옥'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 시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인구 50만을 바라보는 도시로서 서울 도심으로 1시간 내에 출·퇴근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교통망 확충이 필수"라고 역설했다.
이어 "서울과 직결되는 철도 연장이 시민 교통 불편 해소의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지하철 5호선 연장선과 GTX-D를 김포 신도시 등으로 반드시 끌어올 것"을 다짐했다.
◇팽창하는 젊은 도시…"균형발전 위해 최선"
15년 전 20만에서 현재 46만으로 인구가 두 배 넘게 늘어난 김포시. 정 시장은 인구 급증에 따른 주요 과제로 교통에 이어 교육과 의료 시설 확충을 지목했다.
그는 "김포는 평균연령이 35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자 아이들이 많은 도시"라며 "학교 신설과 증축을 해도 인원수용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줄어 학교를 줄이는 추세"라며 "지자체가 교육 주체 기관이 아니어서 시설을 확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다만, 지역에 대학병원 하나쯤 들어서길 바라는 주민 요구에 대해서는 시설 유치를 자신했다. "풍무역세권과 연계해 경희대병원 건립을 위한 사전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이 같은 원도심의 대형 시설 유치와 관련해, 신도시와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정 시장은 "균형발전을 위해 낙후된 원도심에 도시재생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도시에도 문화예술시설, 복지관, 도서관 등 기반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의지를 반영해, 김포시는 민선 7기 주민협치담당관을 신설하고 시민들의 행정 참여와 조직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김포 '토박이'자 재선 시의원 출신의 초선 기초단체장인 정하영 시장. 그는 "방법이 없거나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할 필요가 있다"며 "행정은 명확해야 된다"는 시정 철학을 내세웠다.
다음은 정하영 김포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북한과 인접해 남북교류에 관심이 높을 것 같은데‥
=김포는 평화가 밥을 먹여주는 도시다. 구호성 슬로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남북관계처럼 부침이 많은 것도 없다. 강대국들과의 관계, 정치적 역학 관계 등을 통해서 교류사업들이 단절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멈출 수 없다. 평화 분위기가 지금보다 더 무르익고, 또 갑자기 통일의 문이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접경 지역인 김포에서 이런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된다. 남북교류협력의 단초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을 기반으로 지방정부가 관련 사업의 주체가 되는 게 중요하다. 김포가 앞장서겠다. 수로나 생태 조사를 북측과 함께 추진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에 남북이 공동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내년에 개관해 안보와 평화의 교육장으로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민선 7기 임기 내에 어떤 성과를 바로 내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남북관계의 발전적인 토대를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남북교류협력이라…기대 된다.
=이른바 '평화대교'를 건설해서 바로 북으로 건너갈 수 있어야 한다. (시장실 벽면 사진을 가리키며) 월곶면 조강리의 경우 남한이나 북한이나 같은 지명을 쓴다. 한국전쟁으로 갈라진 두 지역을 남북이 공동으로 람사르습지 지정을 추진하고, 서로 묵은 갈등을 푸는 작업을 이어가겠다. 평화(통일)경제특구를 이 일대에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김포가,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도 더 성장하고 뻗어가야 한다. 새로운 발전 동력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통진읍과 월곶면, 하성면 일대 640여만㎡ 부지를 특구로 지정하고, 관광단지, 산업단지를 조성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경제협력을 견인하겠다. 평화관광이 김포의 100년 먹을거리를 책임진다.
=올해 진행됐어야 하는 사업이다. 강 건너 고양시는 철책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김포도 같이 제거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국방부가 철책을 제거하는 조건으로 안보를 위한 전자 수중 감시 시스템을 시에서 설치하라고 했다. 그래서 한 민간업체와 계약을 맺었는데, 국방부가 해당 업체의 시스템 성능을 불합격시켰다. 그래서 계약 해지를 통보했더니 업체가 소송을 걸었다. 1, 2심 재판까지는 우리가 승소한 상태고 대법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에는 철책 제거가 시작된다. 철거지역, 보존지역 등을 계획해 추진할 것이다. 평화와 생태, 관광을 위해 철책을 걷어내는 것이다. 김포대교~전류리포구, 초지대교 남단~인천안암도유수지 등 기존 확정 구간은 물론, 강화대교 남단~초지대교 북단 등도 철책 제거를 추가 요청할 방침이다. 전자 감시 시스템을 설치할 새 업체는 국방부가 물색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최근 탈북자의 월북 문제가 불거져서 고민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철책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된다. 말 나온 김에 더 얘기하자면, 양촌읍 등 우리 지역에 탈북민 770명이 살고 있는데, 경기도 시·군 가운데 3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지자체가 탈북민을 관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순히 봉사단체 등에서 특정 시기마다 탈북민에 대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거의 경찰서에서 탈북민을 5년 동안 관리, 전담하는 방식이다.
-그래도 '평화도시' 김포시만의 노력이 있을 것 아닌가?
=탈북민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시가 교회선교단체, 자원봉사단체 등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단체에서 요청하는 부분을 시에서 지원한다. 주거 부분은 LH에서 공동주택을 신축할 때 탈북민에 대한 주거 시설을 계획한다. 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 등으로 생계 지원을 하고 있다. 탈북민 수가 늘수록 시장으로서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 탈북민뿐만 아니라, 사할린 동포, 외국인 이주민도 많다. 이런 분들도 김포라는 공동체에서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들이 취업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도록 지원할 것이다.
-도시 조성으로 지역이 젊어지고 팽창한 느낌이다.
=현재 46만 명을 넘어섰다. 오는 2035년까지 인구 80만 명까지 내다보고 있다. 한강신도시와 인근 지역에 주택과 기반시설 등이 밀집되면서 인구가 늘고 있다. 1990년대에 북변택지, 사우택지, 신곡택지를 시작으로 도시화가 진행된 김포시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강신도시, 양곡·마송택지를 도시성장 동력으로 삼아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2010년 이후에는 김포한강로 개통, 아라뱃길 김포터미널, 시도1호선, 시도5호선 개통으로 한층 더 발전된 면모를 갖췄다.
=교통이 핵심이다. M버스, G버스 등 광역버스 신설과 증차에 대한 정책들을 강화할 생각이다. 그래도 요즘엔 출·퇴근이 과거보다 용이해진 측면이 있다. 김포시민의 최대 숙원이었던 도시철도(골드라인)가 지난해 9월 개통한 이후 각 역사와 연계된 대중교통 노선 개편, 버스 노선 신설, 광역버스 입석 예방을 위한 전세버스 도입, 한강이음버스 개통 등으로 시민들의 대중교통 불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시적 성과를 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인가?
=근본적 해결은 아니라고 본다. 김포는 다른 지역과 달리 도로 하나를 확충하려고 해도 다리를 놔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버스 노선 하나 확충하려면 서울시 등과 협조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5호선 등 서울 지하철을 연장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5호선 연장이 가능한지, 또 어디로 뻗어가는지가 관심사일 것 같다.
=김포한강선(5호선 연장)의 경우 노선에 대한 이견 차와 건폐장(건축폐기물처리장) 이전 문제 등으로 인해 지자체간 협의가 지난했다. 별도로 지난해 12월 당정간담회를 통해 서울시에서는 2, 5호선 연장과 신정, 방화차량기지 이전에 대한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을 준비해, 최근 발주했다. 우리는 용역 진행과정에서 서울시와 적극 협의해 최적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5호선이 방화동에서 김포로 연장될 경우 비용 대비 편익을 가리키는 B/C 값이 잘 나오는 게 관건이다. 우리는 신도시 내 장기동쪽으로 5호선이 연장되기를 바라고 있다. 5호선 김포한강선을 비롯해 인천 2호선 김포 연장안 등을 국토교통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GTX-D도 있지 않나?
=서울, 경기 서북부 지역에서 출발하는 동서를 잇는 노선으로 주민들 관심이 높을 것이다. 구체적인 노선안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데, 김포시가 대표 용역자로 선정돼서 연구를 진행 중이다. 10월쯤이면 해당 노선의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포는 한강신도시를 기점으로 해서 부천 등을 거쳐 하남까지 가는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다.
-철도 확충을 통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게 있다면?
=단순히 주민 교통 편익만을 위한 게 아니다. 통일에 대비해 훗날 개성이든 평양이든 뻗어가려면 지금부터 미리 철도든, 도로든 교통망을 잘 갖춰야 한다.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교육시설 부족 문제도 불거지지 않았나?
=교육부 측면에서는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줄다 보니 학교 수도 줄이는 추세다. 하지만 지역별 특성에 맞출 필요가 있다. 김포는 평균연령이 35세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아이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학교 신설뿐만 아니라 교실 수를 최대한 늘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학교마다 용적률 최대치로 확충했는데도 수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푸는 데 지자체로서는 한계가 있다. 교육 관련 주체 기관이 아니다 보니 답답함을 느낀다.
-교육뿐만 아니라, 대형 의료시설을 요구하는 주민들도 많을 것 같다.
=취임 후 전반기 성과 중 하나로, 대학병원 유치를 위한 사전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 지난 6월 29일 경희대가 우리 김포시에 공문을 보낸 것 중에 풍무역세권 개발에 참여하고 싶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다. 이에 대해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공동협의회를 꾸려 관련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절차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대학(원)과 대학병원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와 학교법인 이사회 승인, 양해각서 체결, 인허가 절차 등을 꼼꼼하게 챙기겠다. 병원 들어설 예정부지 주변은 기반시설 등 환경이 굉장히 좋아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풍무동 주민들이 특히 반기겠다.
=물론 모든 지역에 골고루 좋은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풍무동에 또 하나의 희소식이라면, 최대 숙원이었던 도축장의 도축 작업을 중단하기 위한 MOU도 체결했다는 것이다.
-신도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장이 원도심에만 신경을 쓴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코 그렇지 않다. 김포시는 신도시를 포함한 도시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15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20만 규모의 중소도시가 50만을 바라보는 도시로 성장했다. 인구와 산업체 증가율이 전국 상위권에 있는 발전하는 젊은 도시다. 신도시, 개발사업지를 제외한 원도심, 북부권지역의 쇠퇴한 지역이 다수 존재함에 따라 지역의 균형발전과 시민의 행복 추구를 위해 낙후된 원도심 지역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기반시설 부족 해소와 낙후된 원도심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2009년 촉진지구를 지정하고, 2011년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해 구역별 재개발사업,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에는 계획도시임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기반시설을 배치했다. 도시가 계속 발전하고 인구가 유입됨으로 인해 부족한 시설들을 유치, 건립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청소년수련관, 제2통합사회복지회관, 체육시설(마산동다목적구장, 솔터체육공원, 호수공원 체육시설 설치), 마산·운양도서관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포가 가축 전염병 관련 대응 경험도 있고 해서 나름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제는 보건 인력의 확충이다. 호흡기 전담 기구와 관련된 조직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감염병 전담 부서가 이제는 보건소 내에 상시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올해 안에 조직개편에 반영되도록 하겠다. 정부에서도 보건인력 늘릴 수 있도록 직원 정원 기준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 보건 전담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도 방안을 강구하겠다. 또 북부권 제2보건소 신축 계획도 갖고 있는데, 마송택지개발 지구 내에 2022년쯤 준공 목표로 추진한다.
-이번 위기 통해 지방정부의 역할이 크게 부각됐다.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각 시, 군이 방역체계를 잘 갖춰서 대응한 결과라고 본다. K-방역의 모델이 이런 것들을 기반으로 구축된 것 같다.
-어떤 철학으로 지방정부를 이끌고 있나?
=시민 거버넌스, 협치, 각종 정책에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는 신념과 철학이 강하다. 정보과 형사가 항상 따라 붙는 농민운동가의 삶을 살면서도 항상 조직된 힘을 믿고 활동가의 길을 걸어왔다. 주민들의 쓴 소리도 행정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런 배경 속에 시장 취임 후 주민협치담당관을 신설하고 시민들의 행정 참여와 조직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기조 속에 올해부터 14개 전체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면 전환했다. 앞으로 김포의 주민자치회는 예산 반영, 공공시설 위·수탁, 자치규약 제정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역할과 권한이 주어지고 지역발전과 주민 복리증진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취임 후 하수처리장 악취, 고촌중학교 수영장 건립, 사설 봉안당, 고촌 방음벽 설치 등 고질적인 민원과 갈등들을 정리했다. 법령이 허용하는 최대치를 찾아 주민의 입장에서 협의하면 답이 나온다. 아무리 확인을 해도 방법이 없거나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솔직히 말씀을 드려야 한다. 되는 건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최소한 그런 답변을 솔직히 드리는 게 선출직들의 역할이다. 행정은 명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