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공개된 미국 민주당의 정강은 올해 치 한미 방위비를 협상중인 트럼프 행정부를 이렇게까지 비판했다.
작년 한국의 분담금(1조 389억원)보다 많게는 400%, 적게는 50% 증액된 금액을 요구한 것은 동맹의 도리가 아니라는 취지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갑질 행태'에 대해 한국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미 여론조사 전문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지난 6월 23~25일 한국 성인 1천명을 상대로 여론조사(신뢰도 91%, 표본오차 ±3.1%)를 실시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예상 밖의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동맹을 돈으로 환산하려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는 높았다.
한미동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여전히 90%로 압도적이다.
한미동맹을 반대한다는 응답도 7%(작년)에서 8%(올해)로 역시 마찬가지다.
한미동맹의 성격에 대한 관점 역시 변하지 않았다.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된다는 응답이 6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대부분 미국에 이익(25%), 대부분 한국에 이익(7%), 양쪽 모두 이득이 안됨(2%) 순이었다.
한국이 북한의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응답은 작년 12월 78%였다가 이번 조사에서는 82%로 오히려 오르기까지 했다.
주한미군의 장기 주둔에 대해 지지한다는 응답 역시 74%로 작년과 같았다.
이번 여론조사를 실시한 CCGA도 이 같은 '무변화'에 놀란 모습이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미국과의 동맹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 미군 주둔에 대한 지지, 안보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 인식에 눈에 띌만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안도했다.
또 "미국의 안보 약속에 대한 확신은 동맹이 양국 모두에 상호 이익이 된다는 관점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신뢰의 침식은 비용 관점에서 동맹의 중요성에 관해 더 폭넓은 재평가를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CGA는 "미군의 한국 장기주둔에 대한 지지도 꾸준하다"며 "미국에 의한 일방적이고 조율되지 않은 미군 철수 발표는 미국이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는 신뢰와 약속에 대한 확신을 침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왜 '갈취'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동맹관에는 변함이 없는지에 대한 별도의 분석은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