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사 업무, 설득이 가장 중요"…'검언유착' 수사 저격?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 배격해야" 비판도

윤석열 검찰총장.(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검사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설득"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말부터 '검언유착' 의혹 사건이 불거진 후 첫 공식 석상에 나선 윤 총장이 그간 대검찰청 지휘부와 갈등을 빚어온 서울중앙지검 (검언유착) 수사팀에 대해 에둘러 비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대검찰청에서 열린 26명의 신임 검사 신고식에 참석해 "선배들의 지도와 검찰의 결재 시스템은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끊임없는 설득과 소통의 과정"이라며 "꼭 명심해 달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여러분은 선배들의 지도를 받아 배우면서도 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고 선배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며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윤 총장은 형사사법절차 변화에 따른 검사의 역할·역량 변화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와 배려를 당부했다. 지난 2월 상반기 검사 인사 후 전입식에서는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힘의 원천은 검찰 조직 내부의 원활한 소통과 즐거운 직장 분위기"라며 동료와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지만, 신입 검사들에게 상호간의 '설득'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윤 총장은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해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수사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해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앞서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대검은 "범죄성부에 대해서도 설득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하는 것은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고 수사팀을 비판한 바 있다.

또 윤 총장은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통해 실현된다.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불구속 수사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주문하며 "구속이 곧 범죄에 대한 처벌이자 수사의 성과라는 잘못된 인식을 걷어내야 하고 검찰이 강제수사라는 무기를 이용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총장은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란다"며 "저와 선배들은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과 열정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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