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아이들의 기록 '무인탐사선'…어린이집 보육환경 바꾼다

경남도 국민디자인단, 국내 생소한 '프로브' 도전
어린이집 수요자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조사 활동

프로브 박스에 담긴 어린이용 사진기. (사진=경남도청 제공)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보고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기록하는 '무인탐사선' 활동이 경남에서 시작된다.

어린이집 보육 환경에 대해 가장 큰 수요자인 아이들의 의견을 인터뷰나 설문조사 등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프로브'에 경상남도가 처음으로 도전해 눈길을 끈다.

경상남도 국민디자인단은 도내 어린이집에 '프로브 박스'를 전달해 이달부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조사 활동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프로브(Probe)는 사용자가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경험이나 의견, 감정 등을 실제 생활 공간에서 생각해보고 직접 표현할 수 있게 만든 디자인 방법의 하나다.

우리말로 '무인탐사선'이라는 뜻으로 과학자들이 직접 갈 수 없는 심해나 우주로 탐사선을 보내 일정 기간 후 탐사선이 가지고 돌아온 자료를 분석하듯이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삶이라는 미지의 세계로 '프로브 박스'를 보내 인터뷰나 설문 조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맥락을 찾아내는 것이 그 목적이다.


지난 5월 출범한 경남도 국민디자인단은 부모가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보육환경을 위한 여러 차례 회의 끝에 '프로브' 도전을 결정했다.

프로브 박스는 다양한 질문 거리가 담긴 소책자를 비롯해 어린이 카메라, 크레용, 스티커, 일기장, 엽서 등으로 구성됐다.

프로브 박스. (사진=경남도청 제공)
아이들은 이것을 가지고 어린이집에서 느끼는 감정과 경험 등을 사진으로 찍고, 스티커를 붙이고, 색칠하는 등 다양한 기록을 남긴다. 디자이너는 일정 기간 후에 프로브 박스를 회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간다.

도는 아이들과 같은 시선으로 어린이집을 바라보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상원 도정혁신추진단장은 "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적인 설문조사는 그 효용성이 낮아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프로브에 도전하게 됐다"며 "아이들의 마음을 더욱 잘 들여다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도 국민디자인단은 올해 '우리 아이 안심하고 맡겨요♬ Feat.부모모니터링단'을 과제로 연말까지 도민이 참여하는 공감 정책을 만들 예정이다.

국민디자인단은 참여와 협력으로 국민이 주인인 정부를 만들어가는 정부 혁신사업의 하나다. 정책 공급자인 공무원과 수요자인 국민, 서비스디자이너 등이 함께 의제 설정에서부터 정책 결정, 집행, 모니터링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참여해 공공서비스를 개발 또는 개선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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