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회장이 상의회장으로 추대될 경우 최초로 부산상의와 시체육회를 아우르며 두 단체를 겸임하는 회장이 탄생하게 돼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기 상의회장 선출판도 변화로 '장인화 회장 유력후보 물망에 올라
허용도 회장이 지난 7월 21일 내년 3월 차기 회장 선거에 불출마, 즉 연임 포기를 선언한데 이어 27일에는 전. 현직 상의회장 6명이 모여 합의추대 방법으로 차기 상의회장을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허 회장은 지난 7월 28일, 회원 기업들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코로나19로 인하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차기 회장자리를 두고 치열한 선거를 하게 되면 부산상의를 지지해 주시는 회원기업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차기 회장은 '부산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향토 기업인'으로서 선후배와 동료 기업인들의 신망을 두루 받으며 지역 경제계를 대표할 능력이 있는 분을 경제인들과 협의하여 추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합의 추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상의회장 선출 과정에는 매번 합의추대로 가자는 말이 후보들 사이에서 나왔다가 선거를 치르면서 편가름의 골이 깊어지고 갈등과 반목이라는 후유증을 반복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는 허 회장이 임기 8개월을 앞두고 스스로 연임을 포기하며 현직 프리미엄을 내려놓고 합의추대 전통을 세우겠다고 한 만큼 합의추대로 차기 상의회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처럼 합의추대 방법이 채택되고 선출판도가 완전히 바뀌자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이 유력한 차기 상의회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1월 16일 부산시체육회 1대 민선 회장으로 취임해 사실상 상의회장 후보군에서 배제됐다.
그래서 장 회장은 그동안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미온적인 입장을 표명했으나 선출 판도가 바뀐 뒤 입장 변화를 보였다.
◇장인화 회장 "부산상의 차기 회장으로 합의추대해주면 수락하겠다"
장 회장은 최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상의 원로들이 자신을 차기 상의회장으로 합의추대해 준다면 수락할 용의가 있다"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장 회장의 이 말은 지난 2018년 상의회장 선거에서 중도 포기한 박수관 와이씨텍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출마했다가 투표 경선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으나 지역 상공계 원로는 물론 2세 신진 기업인들로부터 두루 신망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합의추대를 할 경우 가능성이 높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역체육계에서는 현재 시체육회 회장이며 상공인이기도 한 장 회장의 상의회장 겸임을 막는 법적인 걸림돌은 없다며, 오히려 두 단체를 모두 겸임함으로써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두 단체 회장직 겸임이 시체육회 위상을 더 높일 뿐 아니라 지원예산 확보와 각종 경기종목팀의 창단, 후원 등을 더욱 원활하게 하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체육계 인사들은 입을 모았다.
김동준 부산시체육회 사무처장은 "국민체육진흥법에는 정치인, 광역지자체 단체장이 시체육회 회장직을 맡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다른 단체를 겸직하는 것에 대한 금지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또 "시체육회 회장 자리는 비상근 명예직이고 두 단체 모두 상근 부회장과 사무처장 등 임원과 직원들이 있어 두 단체를 한사람이 겸임을 해도 업무 수행에 별 무리가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체육회 산하 회원 경기종목단체의 협회 회장을 대부분 상공인들이 맡고 있는 상황이다.
조성제(비엔그룹 회장) 22대 상의회장은 지난 2017년 7월 상의 회장직을 맡고 있을 때부터 펜싱협회 회장을 겸임했고, 오형근(대한제강 회장) 상의 부회장은 럭비협회 회장을, 양재생(은산해운항공 회장) 상의 상임의원은 탁구협회 회장을 각각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