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 블루베리 농장에 쌓인 수천t의 퇴비가 원인인데, 농장주와 청주시는 아무런 조치 없이 뒷짐만 지고 있다.
소로리 마을 뒷산 정상에 위치한 8만 5천㎡ 규모의 한 블루베리 농장.
이곳에는 모두 3군데에 걸쳐 거대한 퇴비 더미가 3년 넘게 방치돼 있다.
지난 2016년 농장이 폐업한 뒤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특히 장마철에는 오염된 물이 1㎞ 가량 흘러 마을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소로리 이장은 "최근 많은 비가 내린 뒤 시커먼 물이 어마어마하게 내려오고 있다"며 "상류지역은 논이나 밭에 물을 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류지역에 운영 중인 낚시터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며 "수년째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주민은 "하도 답답해 직접 농장 인근 땅을 파봤는데 온통 검붉은 흙이었다"며 "피부병까지 나 한동안 고생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지난해 말 비료관리법 위반 혐의로 농장주를 한 차례 고발했을 뿐, 정작 문제가 된 퇴비를 처분하는 데는 뒷짐만 지고 있다.
폐기물이 아니라 비료로 판명됐고, 부도 이후 유치권자들이 비료에 대해서도 재산권을 주장하고 있어 섣불리 손을 댈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해당 물질을 조사한 결과 비료로 쓰이는 음식물 퇴비로 확인됐다"며 "유치권자들이 주민들과 의견을 조율해 비료를 처분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시는 수년 동안 해당 침출수의 유해성마저 확인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계곡 3군데에서 시료를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당국의 소극적인 행정에 강한 불신을 토로하며 집단행동과 국민청원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