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①충(蟲)이 넘쳐나는 사회 ②치킨게임, 결국 혐오만 남았다 ③먹고사니즘과 능력주의 그리고 희생양 ④혐오를 파는 사람들 그리고 #STOP Hate for Profit ⑤1인 1표 말고 1달러 1표 ⑥혐오라는 폭탄 돌리기 ⑦차별금지법과 기본소득 그리고 UD |
과정과 결과의 공정성 훼손이라는 주장과 기존 정규직과 취업준비생들의 이기적인 밥그릇 투쟁이라는 주장, 취준생들의 입장이 심정적으로 이해는 된다는 입장 등 논란은 여전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논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노동 구조 재편이라는 거대 담론보다는, 혐오와 갈등만 남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년여가 흐른 지난 1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한 교육연수에서 이들의 정규직화 무산을 교총의 성과로 소개했다. 당사자인 기간제 교사 대상의 교육연수에서 벌어진 일이다.
교단에 동료의식은 없고 계급의식과 차별은 더 고착화됐다. 학교 현장의 편가르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고용 불안을 포함한 차별은 학교 현장에서 이미 일상화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 KTX 여승무원= 2018년 7월 정규직 복직으로 막을 내리기는 했지만, 지난 12년 동안 여성과 비정규직, 혹은 여성이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우리 사회 차별과 혐오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다.
2004년 '2년 내 정규직 전환' 약속을 믿고 입사했다가 2006년 파업 및 280명 정리 해고됐다. 34명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1심과 2심 승소했지만 2015년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다. 이 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를 두고 이 판결로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노동과 사법 농단 등 여러 사건과 맞닿아 있기도 한 KTX 여승무원 정규직 전환 문제.
당사자가 모두 '여성'인 이들은 12년 동안 이어진 지난한 투쟁 속에서 숱한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한 승무원은 대법 파기 환송 결정 이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찬반으로 엇갈린 사람들의 혐오는 칼이 되기 일쑤였다. 대법 판결이 방아쇠 역할을 했지만, 혐오의 대상자로서 그 동안 내재됐던 절망과 분노, 좌절 등이 피해자를 극단 선택으로 몰아갔다는 주장도 있다.
정규직 복직으로 막을 내리기는 했지만, 당시의 혐오와 차별은 인천공항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오임술 노동안전국장은 "통로가 현저히 좁아진 사회에서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공포와 불안감이 본인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사회적 연대 혹은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이해와 개선보다는 본인부터 안정적 계층에 진입하려 하는 열망이 강한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