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부에선 일부 주거지역의 용도변경을 통해 주요 고밀도 지역의 난개발을 방지하며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로 구성된 정부TF는 서울 지역 내 주거지역의 용도변경과 용적률 규제 완화 등에 관한 내용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4년 4월 발표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 내용이다. 서울시의 20년 뒤 모습을 그린 이 계획에는 서울 지역 주거지역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도시의 경관이나 전체적인 구조를 고려할때 계획적인 높이 관리가 필요해 도심 내 최고층수에 차등을 주겠다는 취지다.
이 35층 제한은 서울 지역의 조망권을 보장하고 도심 난개발을 막겠다는 박 전 시장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서울시 도시 개발 사업도 이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져왔다.
이중 내부에선 서울 지역의 전반적인 일반주거지역(최대용적률 200~300%)의 용적률은 유지하되 주요 고밀도 지역만 준주거지역(최대용적률 500%)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내용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을 일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은 도심 내 개발이 우후죽순 이뤄질 수 있거나 조망권을 헤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서울시가 2030 서울플랜 이후 추진해온 주택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기도 하다.
이 때문에 높게는 50층까지 고층건설이 가능한 준주거지역을 확대할 경우 박 전 시장의 '유산'도 지킬뿐 아니라 필요한 정도의 지역만 고밀화할 수 있어 정부 정책의 취지와도 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준주거지역의 용적률도 상향할 경우 공급 물량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도심 내 용적률을 최대 1250%까지 풀어 5~6000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나왔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해 "확정된 바 없는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용적률 확대로 늘어난 가구는 공공 임대주택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로운 방식의 공공 임대주택 방향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정부와 상의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최소 다음달 4일 이후에 발표하면서 이즈음 서울시의 구체적인 방안도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