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내야수 에디슨 러셀(키움 히어로즈)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치른 KBO 리그 데뷔전에서 여유가 넘쳤다.
에디슨 러셀은 경기 전부터 여유로운 모습으로 훈련에 임했다. 잠시 메이저리그 무대에 함께 몸담았던 박병호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에디슨 러셀은 박병호를 '형님'이라 부른다. 에디슨 러셀은 1994년생으로 박병호의 나이가 8살 더 많다. 스카우트에게 '형님'이라는 표현을 배웠다는 그는 "편하게 적응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루틴과 사소한 부분을 잘 알려준다"며 고마워 했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키움 손혁 감독은 "고척돔에서 훈련할 때 러셀이 야구장 내 라이트의 위치를 확인하더라"며 "(내가) 야수 출신이 아니다 보니 그런 부분까지 확인하는 줄은 몰랐다"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에디슨 러셀은 데뷔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안타 2개 모두 초구를 공략한 결과물이었다.
에디슨 러셀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부터 초구에 좋은 공이 들어오면 친다고 생각했다. 내가 갖고 있는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스윙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팀이 1점차로 앞선 9회초 1사 2,3루에서는 두산이 앞 타자 김하성을 고의볼넷으로 내보내고 자신과의 승부를 선택하자 2타점 쐐기 적시타로 응수했다. 이때도 초구를 공략해 성공했다.
그를 향한 기대감이 높은만큼 새로운 리그에 더 빠르게 적응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에디슨 러셀은 4회말 두산 정수빈의 유격수 앞 땅볼 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역동작에 걸리기는 했지만 정수빈의 빠른 발을 감안할 때 포구 이후 송구 과정이 다소 여유로웠다는 느낌을 줬다.
이에 대해 에디슨 러셀은 "정수빈이 빠른 선수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 실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순간적으로 착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 러셀은 메이저리그에서 뛸 당시 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KBO 리그 타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쌓여갈수록 수비는 더 견고해질 여지가 있다.
미처 몰랐던 세세한 부분도 있다. 에디슨 러셀은 2루수 김혜성의 토스를 받고 베이스를 밟아 1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1루수 박병호가 아닌 김혜성에게 공을 넘겼다. 김혜성은 덕아웃 앞에서 박병호에게 공을 전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야수는 보통 1루수에게 공을 건넨다. 그 공은 다음 이닝 수비를 앞두고 시작 전 내야수들끼리 땅볼을 주고받으며 연습할 때 사용된다.
이같은 내용을 접한 에디슨 러셀은 전혀 몰랐다는 눈치로 "오, 노(oh, no)"라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