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문 대통령이 오늘 오후 5시 50분경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임명을 재가했다"며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임기는 내일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박 원장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통합당은 박 후보자의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북송금 관련 이면합의 의혹, 학력 위조 의혹 등을 이유로 문 대통령에게 임명 유보를 주장하며 회의를 불참했다.
이달 초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인사를 하면서 문 대통령은 대북 정보통이자 베테랑 정치인으로 강한 추진력이 있는 박 원장을 파격 발탁했다.
박 원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문화부장관을 맡았던 2000년 4월 남한 측 밀사로 파견돼 북한 측 대표와 비밀협상을 벌이면서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번에 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된 서훈 내정자도 당시 박 원장과 함께 비밀협상에 참여했던 멤버로 이미 호흡을 맞추며 새 역사를 만든 경력이 있다.
2003년에 대북송금 특검으로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북한에 4억5천만 달러를 불법 송금한 것이 문제가 돼 옥고를 치른 후 복권돼 4선 국회의원으로 정치 분야에서 맹활약했다.
이후에도 북한과의 소통 창구 역할은 이어져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측 조의단으로 서울을 방문한 김양건 당시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와 만났고, 2014년 김정일 3주기에는 직접 방북해 이희호 여사 명의 조화를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