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 강민주 PD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민희
■ 대담 : 박용일 고문 (한국진폐재해재가환자협회)
◆박용일> 네, 안녕하세요?
◇박윤경>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 주민들이 화학먼지에 의해 기도와 폐가 손상됐다는 사실이 논문을 통해서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혹시 이 소식 이후에 시멘트 인근 주민들과 대화를 나눠보신 적 있으세요?
◆박용일> 네, 있습니다. 먼저 시멘트 분진에 의해 오랫동안 피해를 입고 온 지역주민들을 대신해서 이번 논문 발표에 대해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역 주민들을 만나보니까, 지금까지 시멘트 먼지에 의해 폐 또는 호흡기 질환이 발생한 경우에 인과관계를 인정받기가 매우 어려워서 이 분들에게 도움 줄 방법이 사실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논문 발표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보호 정책이 작동할 수 있다는 것에 피해지역 주민들이 환영하고 있습니다.
◇박윤경> 그동안은 시멘트 먼지에 의해서 폐나 호흡기 질환을 앓게 돼도 인과관계를 인정받을 수 없었군요. 그러면 보통 분진에 의한 폐 손상 같은 경우를 진폐증이라고 하는데, 시멘트와 관련해서 진폐증을 받은 사례는 없나요?
◆박용일> 전혀 없지는 않고요. 아주 극소수에 해당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극소수라는 것은, (이제까지) 진폐증 확정을 받으신 분들은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셨던 노동자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지역주민들이 대상이잖아요. 그러니까 간접적으로 분진을 마시게 되고 그걸로 인해서 폐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이 생긴 것을 인정받은 것이거든요. 이거를 연탄 공장 옆에 주민들이 먼지를 마셔 폐질환이 생기고 시멘트 공장 옆에 계신 지역주민들도 똑같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논문 발표를 통해서 피해를 인정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박윤경> 그만큼 이번 연구결과가 의미가 큰 건데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까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시는 노동자들도 질병이 발생했을 때, 진폐증으로 인정받기가 극소수로 힘들었는데 더군다나 시멘트 공장 인근에 사시는 지역 주민들은 더더욱 인정받기 힘들겠죠. 그러면 지금까지 시멘트 공장 주변에 거주하시는 주민들은 어떤 피해들을 호소해 오셨을까요?
◆박용일> 이분들이 우선 시멘트 공장에서 발생하는 분진으로 인해서 일상생활 하는 데에 많은 불편사항을 겪고 있습니다.
◇박윤경> 분진가루가 공장 밖으로도 퍼지나요?
◆박용일> 네, 옛날에도 연탄공장 옆에 살면 빨래를 못 열듯이 분진가루가 사실은 많이 날리고, 그걸로 인해서 흡연도 간접흡연이 무섭다고 하듯이, 이분들도 간접적으로 계속 (피해를) 겪게 되거든요. 그래서 어느 날부터 호흡기 질환이 발생돼서 숨쉬기가 어렵고요, 그 다음에 기침과 가래를 동반하는 삶을 살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박용일> 그동안 소송을 진행했던 내용들을 보면 피해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 많은 갈등이 이어져 왔어요. 2013년에는 시멘트 공장 옆에 거주하시는 삼척 주민 60여명이 집단으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해 시멘트 회사로부터 배상을 받은 일부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진폐증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대한 부분은 배상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면서 사후조치도 굉장히 부실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분진사업장 노동자처럼 똑같이 인정을 해달라고 투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윤경> 저희가 최근에 미세먼지가 들이마셨을 때, 호흡기에 얼마나 안 좋은지 심각성을 알게 됐는데 이번에 시멘트 가루가 호흡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입증이 된 만큼 후속조치가 세워져야 할 텐데 앞으로 어떤 지원과 관심이 필요할까요?
◆박용일>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와 관련 업계에서 피해 주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호흡기 질환 발생 노동자나 주민들이, 분진이 호흡기 질환과 관련 있다는 점을 본인들이 입증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런 건 주민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여기에 관련 있는 자료도 없고 하다 보니 실제 조사를 조금 더 확실하기 위해서 주민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할 것 같고요.
또 호흡기 질환과 인과관계 부분을 어떤 기관에서 맡아서 연구를 하고 발표를 해서 그 분들에게 도움을 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지금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주민들의 지금 바람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설치가 돼서 이 분들이 고통에서 헤어 나올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박윤경> 지금 언론에 보도된 내용으로는 강원도에 해당 호흡기 질환자들이 대략 4천여 명 정도 되는 것으로 나오더라고요. 협회에서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실텐데 연결된 김에 협회에 대해서 궁금한 내용 몇 가지 여쭤볼게요. 일단 진폐재해재가환자협회라고 되어 있던데 진폐재해인이라는 용어가 조금 생소하네요?
◆박용일> 진폐재해인이라는 용어는, 광산 근로자들이 분진에 노출되어 진폐증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겪는 것을 지칭하면서 쓰게 된 용어입니다. (진폐재해재가환자협회는) 그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의 모임 단체입니다. 분진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질병이 발생되는 환자들을 보호하고 그분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하나의 단체입니다. '재해인' 이라는 것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통원 하면서 질병을 치료하고 있는 환자들을 이야기합니다.
◇박윤경> 그러면 협회에서 어떤 일들을 하시는 거예요?
◆박용일> 광산 근로자뿐 아니라 분진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를 대변해 그들을 보호하고, 권익을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전문 변호사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도움이 필요하시면 항시라도 찾아오시면, 협회가 관계기관과 협조가 잘 되어 있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후대책들을 안내해드리고 있습니다.
◇박윤경> 이번에 분진가루가 사업장 내에 근무하는 노동자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이 된 만큼 지역 사회 차원에서도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한국진폐재해재가환자협회 박용일 고문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